'현대캐피탈뱅크유럽', ECB로부터 비EU 국가 금융사 최초로 설립 승인 받아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현대캐피탈이 본격적인 유럽 금융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9월 23일 비EU 국가 금융사 중 최초로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현대캐피탈뱅크유럽(Hyundai Capital Bank Europe)' 설립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직접 은행 설립을 최종 승인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유럽에서 금융사를 설립하고자 할 때, 해당 국가 금융감독기관은 물론 유럽중앙은행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캐피탈뱅크유럽' 설립을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약 1년 2개월 간 '독일금융감독청(BaFin)'과 유럽중앙은행의 주주적격성 심사와 사업성 심사 등 정밀한 설립 승인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대캐피탈뱅크유럽'은 올해 8월 독일금융감독청의 인허가 심사를 완료하고, 9월에는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최종 설립 승인을 받았다. 

이번 유럽중앙은행의 은행 설립 승인은 비EU 국가 금융사 중 최초로 이루어진 것으로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은 현지 현대·기아차 판매를 견인할 수 있는 할부와 리스, 딜러금융, 보험중개 등 토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신 업무와 은행업 부수 업무도 수행할 방침이다.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은 자본금 6710만 유로(약 850억 원)로 현대캐피탈과 기아자동차가 각각 전체 지분의 80%와 20%를 보유한다. 

현재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은 12월 영업개시를 목표로 상품 설계와 금융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특히, 영업개시 전 100명 이상의 현지 인력을 채용해 현지 상황에 최적화된 영업전략을 수립하였으며 임직원들이 현대캐피탈의 경영전략과 기업문화 등을 체득하게 하는 활동을 진행해 왔다.

현대캐피탈은 연간 1600만대 이상의 차량이 판매되는 유럽 자동차금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준비해 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7년 유럽시장 상황을 조사·분석하기 위해 '독일사무소'를 열었고, 2010년에는 유럽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금융사인 '산탄데르 소비자금융'과 함께 '현대캐피탈 독일'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체계적으로 유럽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지 주요 금융사로부터 다양한 마케팅 노하우를 습득해 온 것이다. 

이번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의 출범은 현지 금융사와의 제휴나 합작이 아닌, 독자적 역량으로 유럽에 본격 진출하는 것이어서 더욱 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은 현지에서 영업은 물론 자금조달과 채권관리 등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며 세계적인 금융사들과 경쟁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을 허브로, 선진 금융 노하우를 익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주요 유럽국가들로 영업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ECB 최종 승인은 새롭게 신설된 제도로 그 선례를 찾아보기 힘들어 진행과정에서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며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은 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개인들이 아니라,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금융사업을 펼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이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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