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투자 등 경영 정상화 시동…재판 등 남은 절차 주목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4개월여 동안 끌어온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오너 일가에 대한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 된다.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그간 내부의 문제들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쳤다면 이제 롯데는 법의 판단과 체질 개선 과제를 앞두고 있다.

   
▲ 4개월여 동안 끌어온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내일(19일) 발표된다./미디어펜

18일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롯데 수사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기소는 내일(19일) 오후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달 검찰이 신동빈 회장에 대해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롯데는 일단 수사 종결 확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하지만 불구속 상태라도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등 총수 일가가 재판을 받아야 하고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야기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시급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려있다.

이에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기소 내용이 발표되지 않아 입장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며 “재판도 남아 있고 향후 계획에도 제기된 문제점 등의 검토,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당장 직면한 과제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추진해온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과 검찰 수사로 미뤄진 호텔롯데 상장 등 경영투명성 확보, 기업문화와 사회적 인식 개선, 대규모 투자 재개 등 경영 정상화 등이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6월 이후 약 500명의 임직원이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고 이인원 부회장이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는 등 조직 내부적으로 받은 상당한 상처와 스트레스도 극복해야 한다.

먼저 롯데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계열사를 통해 재난 지역 기금 전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잰 걸음을 시작했다.

지난 13일에는 보바스병원 본입찰에 호텔롯데가 뛰어들기도 했다. 검찰 수사 개시 이후 마비된 대규모 투자 등 그룹 차원의 전략적 움직임을 재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허가 로비 등으로 문제가 된 롯데홈쇼핑은 지난 6일 투명·청렴경영 실현과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감시기구 ‘경영투명성위원회’ 2기 출범식을 가졌다. 앞으로도 내부적인 자정 노력에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호텔롯데 상장 등은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검찰 수사로 미뤄졌을 뿐 상장 방침에는 변화가 없지만 신동빈 회장의 재판 결과와 마무리 시점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일본 롯데 계열사 주주들의 지배력 문제가 지속 제기됨에 따라 상장을 통해 국내 주주 비중을 높이는 방향성은 유효하다. 지난 상장 추진 당시는 약 35%의 신주발행을 계획했다가 무산됐다.

여기에 최근 국내 기업들의 위기의식 고조로 조기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 등도 거론된 바 있지만, 이를 대대적으로 준비할 여유가 없었던 만큼 현재로써는 예년과 같은 시기에 안정 속 개혁을 추구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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