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부사장, 내년 3월 의사회 결의 등 통해 대표 취임 예정
[미디어펜=신진주 기자]국내 최대 포털업체 네이버를 이끌 새로운 수장이 내정됐다. 인터넷 초창기부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통하는 한성숙 현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김상헌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힘에 따라 차기 대표이사에 한성숙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한성숙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89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민컴 기자, 나눔기술 홍보팀장, PC라인 기자 등을 거쳤다. 1997년에는 검색엔진회사 엠파스의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10년간 엠파스 검색사업을 이끈 한성숙 신임대표 내정자는 2005년 다른 포털 사이트의 자료까지 검색하는 '열린 검색' 서비스를 선보여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한성숙 신임대표 내정자는 2007년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NHN으로 이직했다.

그는 이후 NHN 검색품질센터 이사, 네이버 서비스1본부장, 네이버 서비스총괄 이사 등을 지내면서 네이버가 국내 1위 인터넷 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성숙 내정자는 여성 CEO 특유의 장점을 살려, 사용자의 작은 목소리와 서비스 구석구석까지 살피는 섬세함, 시장의 흐름을 읽어 서비스로 빠르게 엮어내는 과감한 실행력으로 네이버의 변화를 주도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한성숙 부사장은 웹툰이나 웹소설 같은 콘텐츠의 수익화 모델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웹툰 부분 유료화를 업계 최초로 시도하고, 콘텐츠 창작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를 도입했다.

최근 해외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브이 라이브'(V Live) 역시 한 부사장의 주도로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여성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업 CEO를 맡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대형 포털 CEO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더 주목받고 있다. 

차기대표의 역량을 토대로 네이버는 글로벌 회사로서의 레벨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김상헌 대표가 다져놓은 글로벌 성장의 기반을 활용해, 탄탄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신임대표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8년간 네이버를 이끈 김상헌 대표는 '경영자문'을 맡아 네이버의 글로벌 성장을 도울 예정이다.

또 네이버는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사임도 함께 밝혔다.

지난달 코렐리아 캐피탈의 펀드 출범 기자 회견에 참석했던 이해진 의장은 "유럽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며 공부하면서 (국외 사업의) 성공 디딤돌이 되겠다"며 향후 유럽과 북미 지역 시장 개척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현재 일본 자회사가 개발한 메신저 라인(LINE)을 통해 일본·대만·태국 등에서 입지를 굳히고 글로벌 상장에도 성공했지만, 유럽에서는 인지도가 매우 낮다.

다만 이해진 의장은 일본에 본사를 둔 라인 주식회사의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지난 7월 미국과 일본 증권 시장에서 첫발을 뗀 만큼 회사의 성장을 끌겠다는 의지다. 네이버 등기 이사직도 유지한다.

새로운 이사회 의장은 추후 네이버 이사회에서 선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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