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박범신 작가(70)와 박진성 시인(38)의 성추행과 관련, 잇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폭로가 이어지면서 두 작가가 23일 활동 중단 등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박 작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묘사된 여성 팬 등이 폭로에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박 작가는 이날 트위터에 "내 일로 인해∼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하고 싶어요. (중략) 더 이상의 논란으로 또 다른 분이 상처받는 일 없길 바래요. 내 가족∼날 사랑해준 독자들께도 사과드려요."라고 작성했다.

박 작가의 성추문은 전직 출판 편집자 A씨가 트위터에 올린 폭로 글을 시작으로 불거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를 포함한 편집팀, 방송작가, 팬 2명 등 여성 7명과 가진 술자리에서 박 작가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특히 편집장에게 성적 농담을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또 박 작가가 술자리의 여성들을 ‘은교’라고 불렀으며, 소설 '은교'를 영화로 제작할 당시 주연배우 김고은씨에게 성 경험을 물었다는 사실을 직접 말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반면 현직 방송작가라는 B씨는 페이스북에서 "(폭로 글에서 피해자로 언급된 방송작가는) 성희롱이라고 느낀 적이 없다고 한다"며 "방송작가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성적 수치심을 견뎠다는 뉘앙스의 글은 방송작가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A씨의 글에서 피해자로 언급된 방송작가의 동료로 알려져 있다.

여성팬으로 언급된 C씨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선생님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손을 잡고 얼싸안았다. 오랜 팬과의 관계에서는 충분히 나눌 수 있는 행동"이라며 "기분이 나쁘고 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일까지 본인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기정사실인 양 이야기를 끌어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박진성 시인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의 부적절한 언행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예정되어 있던 산문집과 내후년에 출간 계획으로 작업하고 있는 시집 모두를 철회하겠습니다. 저의 모든 SNS 계정을 닫겠습니다"라며 박진성 시인은 활동 중단을 전했다.

해당 사건들은 트위터 내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오타쿠_내_성폭력’으로 시작된 해시태그는 ‘#운동권_내_성폭력’, ‘#문화계_내_성폭력’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연달아 터지는 폭로를 보면서 그간 얼마나 곪아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쌍방 의견을 들어봐야겠지만 이미 충격이 엄청나다”, “작가들 본인뿐만 아니라 출판사에서도 빠른 대처가 필요할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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