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불황형 흑자'
극심한 불황속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조선 ‘빅3’가 올해 3분기 실적개선을 이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희망퇴직과 설비 감축 등 비용절감에 따른 결과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다. 

   
▲ 극심한 불황속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조선 ‘빅3’가 올해 3분기 실적개선을 이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희망퇴직과 설비 감축 등 비용절감에 따른 결과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다./삼성중공업

25일 증권업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올해 7월~9월 실시한 구조조정 효과로 영업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3사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9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35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분기 28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삼성중공업은 3분기 매출 약 2조4000억원, 영업이익 약 59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개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분기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 등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과 해양플랜트 공정지연에 따른 충당금 설정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5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대우조선도 3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의 3분기 매출은 약 3조1000억원, 300억~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은 전 분기에만 4236억원의 대형 적자를 기록했다.

3사가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3분기 나란히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2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을 모두 털어냈다. 이달부터 생산직을 포함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은 4분기 실적에 위로금을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소난골 프로젝트의 인도 지연에 따른 손실을 어느 시점에 반영하느냐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조선 3사의 수주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수주 실적은 현재까지 34억 달러로 올해 목표( 312억달러)의 10%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향후 수준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 리서치는 최근 장기 발주시장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수주가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사가 나란히 3분기 실적개선을 이뤄내기는 했으나 신규수주를 통해 이익을 낸 것이 아닌 일시적 비용절감에 따른 측면이 크다”며 “지금과 같은 수주난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