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투명화 투자확대 솔선수범, 신동주 소송전 신중해야
   
▲ 이의춘 미디어펜발행인

"새로운 롯데 만들어가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국민들 앞에 섰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와 불구속기소이후 뉴롯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신회장의 대국민사과의 골자는 반성과 혁신이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로 인한 그룹이미지 회복대책을 서둘러 마련키로 했다. 일자리창출과 투자확대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그룹으로 환골탈태시키겠다고 했다.

롯데는 신동주 전SDJ부회장과 형제간 분쟁에 이어 검찰의 그룹수사로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겪었다. 실타래처럼 얽힌 지배구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광윤사및 일본롯데홀딩스가 한국롯데그룹을 지배하는 방식에 대해 국적 논란까지 제기됐다.

검찰 수사를 통해 오너일가의 탈세및 횡령, 배임혐의가 논란이 됐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구속됐다. 신격호 창업주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도 탈세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신회장에게 적용된 횡령및 배임혐의는 유무죄를 치열하게 다툴 전망이다.  

롯데수사는 전형적인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수백명 수사인력이 투입돼 100여일이상 오너자택과 그룹정책본부, 계열사들을 이잡듯 뒤졌다. 결과는 빈약했다. 처음의 비자금수사에서 횡령및 배임 등 곁가지 수사로 틀었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도 제대로 못그렸다. 신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전문경영인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마찬가지였다. 

검찰의 강압수사에서 이 정도의 혐의밖에 나오지 않은 것은 롯데가 투명한 경영을 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혐의도 대부분 외환위기전에 창업주가 경영할 때 문제가 된 것들이다.

재계는 98년 외환위기 이후 회계가 글로벌 수준으로 투명해졌다. 비자금조성과 검은돈 만들기가 힘들어졌다. 한국에서 가장 깨끗한 회계시스템을 갖춘 곳은 대기업들이다.
신회장은 이제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가야 한다. 과감한 혁신만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다.

복잡한 지배구조를 서둘러 투명화해야 한다. 지배구조 선진화의 핵심은 주력사인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 신동빈 롯데회장이 25일 대국민사과와 혁신안을 내놓았다. 지배구조 개선과 준법경영 준수, 일자리 투자확대등에 힘쓰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재원을 바탕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도 단순화할 수 있다. 공정위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문제는 검찰 수사로 상장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수사와는 별도로 호텔롯데 상장을 성사시키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호텔롯데 상장이 차질을 빚지 않 도록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 공연히 재판을 빌미로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회장 직속기구로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것도 돋보인다. 강도 높은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전개하겠다는 신회장의 의지가 읽혀진다. 계열사들의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불법 경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주력하게 된다.

신회장은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그룹정책본부의 기능과 조직을 줄이기로 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통합경영과 자율경영은 모순적이지만, 함께 가야 한다. 오너경영의 강점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그룹컨트롤타워, 계열사간 선단식 경영의 삼박자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와 일자리창출을 확대하는 것도 대기업의 사명을 다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롯데의 대규모투자는 저성장과 저투자 저일자리에 허덕이는 한국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7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청사진도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같은 소식이다. 롯데의 쇼핑 유통 관광사업은 일자리창출 효과가 큰 업종들이다. 연말에 오픈하는 555미터의 잠실 초고층 롯데월드타워는 일자리 화수분이 될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서울의 도심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랜드마크가 된다. 

비정규직 1만명을 향후 3년안에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한 것도 사회적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차별문제는 우리사회의 최대이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잠실롯데월드 면세점 사업을 재개하는 것도 현안이다. 정부는 조만간 강남지역 면세점 추가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롯데는 4000억원이상을 투자하고서도 잠실롯데월드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다. 검찰수사와 경영권분쟁이 악영향을 미쳤다.

잠실월드타워와 잠실롯데월드가 면세점을 전개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롯데는 잠실롯데월드 면세점을 다시 획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검찰수사가 마무리되고, 롯데가 혁신안도 발표한 만큼, 공정한 평가를 거쳐 신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 공연히 ‘여론심사’를 하면 안된다.
 
신회장은 중소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산업생태계를 고려해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혁신책을 최대한 서둘러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호텔롯데 상장도 더 이상 차질을 빚어선 안된다.

신회장은 신격호 창업주의 기업보국이념을 강조했다. 신격호 창업주는 일본에서 어렵게 번 돈을 국내에 들여와 조국근대화와 산업화에 기여했다. 유통관광사업에 전념해 세계적인 수준의 굴뚝없는 ‘달러박스공장’을 일궜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2000만명시대를 열고 있는 것은 창업주의 기업보국, 관광보국의 피와 땀이 큰 역할을 했다.

롯데가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기업보국, 사업보국을 넘어 사회적 책임경영, 존경받는 국민기업으로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 지금의 시련과 고난을 전화위복으로 활용해야 한다.

신동주 전부회장도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 롯데는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그룹경영권을 놓고 소모적인 소송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임직원들과 투자자, 국민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소송을 부추기는 세력들에게 휘둘리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은 롯데가 위기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부친까지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까지 됐다.

롯데는 임직원이 12만명이나 된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36만명으로 늘어난다. 4인가족 기준으로 120만명이상이 롯데와 연관돼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규모는 100조원에 육박한다. 중국 동남아 미국 등지에 글로벌생산 유통기지, 복합쇼핑센터를 구축중이다.

롯데 임직원이 12만명이고 진간접 연관된 사람들을 합치면 36만명이다. 이들의 생명은 회사의 장기존속과 연관돼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위해 끝없는 소송전이 필요한지는 고민해야 한다. 신부회장의 답답한 마음과 경영의욕은 이해가 간다.

지금은 그의 안위와 집착만 앞세우는 것은 자중했으면 한다. 롯데의 전례없는 위기 수습을 위해 오너가가 화합, 단합해야 한다. 자신의 안위에만 집착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유교적 문화에선 집안에 위기가 닥치면 모든 것을 접고 힘을 합친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