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5일 "공매도를 한 투자자에게 (해당 종목) 유상증자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악의적인 공매도를 없애려는 취지에서 선진국들도 운용하는 제도"라며 "증자를 앞둔 기업에 대해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해당 주식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매도로 주가가 하락하면 유상증자 발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관련 규정의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매도 제도 자체는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뒷받침하는 만큼 존치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서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사서 갚는 거래 방식이다.

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활용하는 투자기법으로,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폐지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악재성 공시를 앞두고 대규모 공매도가 이뤄지면서 불공정 거래 의혹이 일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한미약품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으로 검찰에 다 넘어갔다"며 "다만 공매도와 관련해선 심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의 해당 공시처럼 '기술 도입·이전·제휴 등과 관련한 사항'을 자율공시가 아니라 의무공시(수시공시) 대상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수시공시에 적용 대상을 열거하기보다는 수시공시의 포괄조항에 기술도입 등을 예시하는 방식의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6분 이메일로 통보받은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사실을 이튿날 개장 직후인 오전 9시29분 공시했다.

한편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조속한 상장 추진 의지도 밝혔다.

그는 자신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금융위가 제작한 금융개혁 캠페인 광고가 차은택 씨가 대표를 맡은 아프리카픽쳐스에 맡겨진 데 대해서는 "차 씨가 있던 회사가 잘한다고 해서 계약했을 뿐"이라며 이 계약을 둘러싼 의혹을 일축했다.

정 이사장은 임기 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할 일로 "젊은 직원들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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