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올해 1학기부터 '학점 부여'에 상대평가를 완화하고 교수의 재량권을 늘린다.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은 다른 대학 로스쿨의 학점 부여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대 로스쿨은 26일 교수회의를 열고 이 같은 성적평가 개선안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수강생 10명 이하인 전공선택 과목은 A학점 비율만 40% 미만으로 정하고 나머지 학점은 교수의 재량으로 부여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경우에 따라 CD 학점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정상조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학생들이 CD를 받을 때 너무나도 커다란 좌절감을 느껴 학업이 위축되고 본래 로스쿨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에게 D를 줘야할 경우 교수의 학문적 양심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선택과목을 다양하게 들어 통상과 인권, 조세, 지적재산권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 로스쿨의 취지"라며 "상대평가가 너무 엄격하면 학점을 잘 받기 어려운 과목은 듣지 않고 변호사 시험 공부로 몰리게 돼 취지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하버드와 예일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로스쿨은 아너(honor), 패스(pass), 페일(fail) 3단계로 나눠 학점을 부여한다.
 
서울대도 이 제도를 참고해 수강생이 10명 미만인 수업부터 시험적으로 상대평가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원장은 "아너에 해당하는 A 비율을 40% 미만으로 정했고 패스에 해당하는 BC, D 비율은 교수 재량에 맡길 예정"이라며 "출석 상황을 엄격하게 반영해 정해진 결석 일수를 넘기면 F를 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수강생이 10명 이상인 경우에는 기존의 방침대로 성적을 매긴다.
 
서울대 로스쿨 성적처리지침에 따르면 성적 등급은 A 25%(A+ 7%, A0 8%, A- 10%) B 50%(B+ 15%, B0 20%, B- 15%) C 21%(C+ 9%, C0 7%, C- 5%) D 4% 10단계로 정해져 있고, 교수는 이 비율을 벗어나 성적을 부여할 수 없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모든 로스쿨도 일부 실무 과목을 제외하고는 이 같은 10단계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수강생이 10명 이하인 과목에 기존의 상대평가 제도를 적용하면 학생들의 경쟁이 너무 심해져 해당 과목을 수강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원장은 "지난해 1년 동안 상대평가를 완화하는 것을 논의했다""그 사이 다른 로스쿨에서도 의견을 냈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