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워진 이재용, '위기의 삼성' 해결사 역할 주목
내일 '뉴삼성'을 향한 이재용호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등기이사 선임 후 이재용 부회장은 이사회에 정식 구성원으로 참석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돼 삼성전자를 짊어진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 내일 '뉴삼성'을 향한 이재용호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26일 삼성 등 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할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과는 다른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뉴삼성'의 첫 시작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임시주총과 관련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가 되면 이전과는 달라지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이재용 부회장은 올 4분기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부터 연봉이 공개된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미등기임원 신분이지만 삼성전자의 최고 운영책임자(COO) 자격으로 연봉을 지급받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등재되면 연봉이 부회장급보다는 적지만 고참 사장급보다는 많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중대 사항에 대한 결정권도 강화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주총 소집, 대표이사 선임, 자산 처분과 양도, 투자계획 집행, 법인 이전설치 등에 대한 목소리를 전면에서 낼 수 있다. 

   
▲ 등기이사 선임 후 이재용 부회장은 이사회에 정식 구성원으로 참석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돼 삼성전자를 짊어진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 연합뉴스


기업 오너가 중심을 잡고 과감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한다면 급변하는 IT 사업 환경 속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권한이 많아진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커진다. 등기이사에 오르게 되면 상법 399조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일정한 의무와 책임을 지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와병 2년 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반등, 사업재편 등을 원만히 이끌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 이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제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만의 뉴삼성을 꾸려나가야 한다. 

현재 삼성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수습해야 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발화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표면화된 삼성 브랜드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연말 인사, 상명하복식 업무 관행, 수직적 조직체계의 대대적 혁신도 이재용 부회장이 떠안고 있는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인수합병과 관련한 투자도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내부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산처분과 사업부 매각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 효율을 높여야만 한다. 

이렇듯 눈앞에 놓인 과제가 많은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해결사'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