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에도 재무 건전성 우려 '여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항공 여객 수요 증가 등으로 올 3분기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항공 여객 수요 증가 등으로 올 3분기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각사


27일 항공업계 및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잠정실적(별도기준)으로 매출 3조568억원, 영업이익 4476억원, 당기순이익 428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34.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 4165억원을 넘어서 대한항공 분기 실적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1조6300억원 매출과 94.3% 증가한 1348억원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두 항공사가 나란히 실적에 ‘청신호’를 밝힌 것은 메르스 기저효과와 성수기 시즌에 힘입어 항공 여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외 여행 수요 증가로 국제선 여객수송량이 증가한데다 탑승률 또한 80%를 웃돌면서 여객부문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특히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한진해운 관련 누적손실을 이번 분기에 모두 반영함으로써 ‘한진해운 관련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추가 지원을 없을 것”이라며 “한진해운 지원으로 인한 추가 부채비율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6월 말 1100%에서 917%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의 6월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은 각각 15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5조6100억원인 반면 보유 현금은 5700억원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영구채 발행을 재추진해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계획이지만,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대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총 차입금은 4조1000억원, 부채비율은 899%다. 이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1조2000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보유 현금은 2300억원에 불과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추진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도 계열사 지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대 항공사 모두 호재에 힘입어 3분기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며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은 상당한 반면 현금보유액은 이를 상황하기에 턱없이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