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누란(樓欄)의 위기에 처한 한국을 구하며 대회 2연패 문턱까지 이끌었다.

박정환 9단은 27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제13국에서 중국의 세계 챔피언 출신 저우루이양(周睿羊·바이링배) 9단을 상대해 203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 박정환과 김지석
 
박정환 9단은 한중일 3국에서 각각 대표 기사 5명씩 출전해 겨루는 국가대항전인 이 대회에서 기사 4명이 모두 탈락한 디펜딩 챔피언 한국의 마지막 선수로 중국세에 맞섰다.
 
기사 5명이 모두 탈락해 일찌감치 짐을 싼 일본처럼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던 상황이었다. 특히 기대를 모은 네 번째 기사인 한국 랭킹 2위 김지석 9단이 탄샤오 7단에게 패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박정환 9단은 26일 탄샤오(檀嘯) 7단에 역전승하며 한국의 기사회생을 일구더니 이날 저우루이양 9단까지 다시 역전으로 뉘이며 결승전격인 본선 제14국만을 남겨놓게 됐다.
 
그간 51패로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저우루이양 9단과의 상대전적에도 1승을 추가했다.
 
28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될 제14국의 맞상대는 중국 랭킹 1위이자 역시 세계챔피언 출신 기사인 스웨(時越) 9단이다. 상대전적에서 박정환 9단을 41패로 압도하고 있는 '대륙 최강수'.
 
박정환 9단은 이 대회에 유난히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해 처음 출전했던 이 대회에서 역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의 마지막 선수로 링에 올랐던 박정환 9단은 중국의 셰허(謝赫장웨이제(江維杰) 9단을 연파, 한국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농심에서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총규모는 10억원·우승상금은 2억원이다. 본선에서 3연승하면 이후 1승 추가시 1,000만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1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