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할 때 이를 주도한 이승철 부회장이 28일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출석한 이 부회장을 상대로 재단 설립 과정과 모금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씨, 또다른 '비선 실세' 노릇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은택(47) 광고 감독이 두 재단 설립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도 캐묻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모금 과정 의혹 등에 관한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짧은 답변만 되풀이하다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전경련은 최씨가 사유화하고 자금을 유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르·K스포츠 재단을 위해 대기업들이 800억원에 가까운 기금을 내놓는 과정을 주도했다.

미르는 작년 10월, K스포츠는 올해 1월 각각 설립됐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초고속 법인 설립 허가, 창립총회 회의록 거짓 작성 등이 불거지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경제수석이던 안 수석은 기업에 모금을 요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본인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 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 전경련에서 일괄적으로 기업들에 할당해서 한 것"이라는 대기업 관계자의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또 K스포츠재단이 설립되고 나서 안 수석이 최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더블루케이 조모 대표를 만나주는 등 최씨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도 잇따랐다.

앞서 26일 검찰은 여의도 전경련 빌딩에 있는 이 부회장의 집무실과 사회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날 오후 9시30분께 검찰에 전격 출석한 최순실씨의 최측근 고영태(40)씨를 상대로 밤샘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오전까지도 조사를 이어갔다.

최씨와 가까운 사이가 된 고씨는 최씨가 소유하며 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리는 통로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독일과 한국의 업체 '더블루K' 일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법인에는 최근까지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한국 법인에서는 이사를 맡는 등 최씨를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그가 20살이나 나이가 많은 최씨에게 편하게 반말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라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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