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정치·자신의 정치 척결 기회 삼아야…비정상의 정치 정상의 정치로
   
▲ 신백훈 하모니십 연구소 대표 철학박사
'최순실 게이트'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온갖 설과 의혹이 진실인양 가면을 쓴채 연일 신문지면을 도배하고 있다. 종편은 박근혜 대통령 잡두리에 나섰다. SNS상에는 출처불명의 괴담들이 사실인양 나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상인지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설사 대부분이 부풀려진 거짓일지라도 원인 제공을 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 믿고 따르고 기대했던 국민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리라.

박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시련으로 점철된 굽이굽이 굴곡진 인생이다. 하지만 이번 시련은 당한 것이 아니라 만든 것이란 점에서 더 마음 아프고 괴로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순실 사태는 '어려울 때 인연'이었기에 더욱 그렇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에게 시련은 언제나 극복의 대상이었다.  
대통령도 신(神)이 아니다. 그래서 실수(失手)를 할 수도 있다. 실수를 했을 때 허물이 있을 때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답이 『논어(論語)』 에 나와 있다.

"君子之過也, 如日月之食焉. 過也, 人皆見之; 更也, 人皆仰之(군자지과야, 여일월지식언. 과야, 인개견지; 경야, 인개앙지). 즉 "군자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해와 달이 갉아 먹히는 것 즉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잘못을 저지르면 저절로 모든 사람들의 눈에 뜨이고, 그것을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 

밝은 달이나 태양이 월식(月蝕)과 일식(日蝕)으로 가려지게 되면 어! 왜 이러지 하며 사람들이 보려고 안 해도 저절로 보게 된다. 즉 군자(君子)가 허물이 있게 되면 국민들이 보려고 안 해도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진리이다. 공직자들은 경계하고 교훈삼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완벽(完璧)한 사람은 없기에 허물도 생긴다. 이 때 그 허물을 인정하고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 보게 된다는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친박이든 비박이든 배신의 정치와 자신의 정치를 하는 이들을 교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감동의 정치로 등돌렸던 민심을 다시 돌려 세워야 한다. /사진=청와대

대통령의 허물은 감춰질 수가 없고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뿐이다. 대통령의 실수는 국가와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선발된 인재(人才)들로 된 보좌하는 공조직이 있어야 하고 그 조직에는 충신이 많아야 한다.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는 충신보다 배신과 자신의 정치에만 몰두하는 이들이 많다. 진정한 충신이 없다. 친박(親朴)이든 비박(非朴)이든 돌이켜 보면 매박(賣朴)이긴 한가지였다.그래서 대통령의 실수를 막지 못했다.

대통령은 여기서 논어(論語)에서 주는 답(答)으로 긴급하게 조치하고 또다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허물을 고치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원상(原狀)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로 나가는 길이다.

이쯤에서 필자는 박세일을 떠올린다. 과거 수도(首都)이전과 세종시문제로 박세일 국회의원이 사표를 내었다는 보도를 보고 진정 충신(忠臣)이고 참 선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박세일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지지를 선언하는 것을 보고 존경심마저 일었다. 그 후 김무성 대표 시절 여의도 연구원장에 내정(內定)되었지만 서청원 등 친박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통령 주변에 소신있는 충신이 설 자리는 없었다.

이번 최순실 사건을 보고 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 허망함을 감출 수 없다. 충신을 보지 못한 것이다. 역사에서도 충신이 모함을 받아 물러나는 것은 간신이 득세하여 군주를 기망(欺罔)하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비호(庇護)하고 끼리끼리 패거리로 권세(權勢)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충신의 가면을 쓴 채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한나라 천막당사 시절 대표와 정책의장으로 국민에게 진정으로 다가 서 지지를 받았다. 그 때 진정한 충언(忠言)을 한 박세일과 결별한 후 그 자리에는 자신의 정치와 배신의 정치를 되풀이 하는 이들로 채워졌다. 이후 문창극에 대한 KBS의 왜곡보도 사건도 끝까지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서청원 등의 세에 밀려 중도 포기토록 한 것 역시 실수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진정 허물을 고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말 많던 호가호위 하던 친박들은 어디로 갔는가. 눈치만 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진정 대통령을 위한다면 정치 은퇴를 해야 한다. 총선 패배때 이미 했어야 한다. 만시지탄이다.

필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간곡히 당부의 말을 올린다. 이번 기회에 친박이든 비박이든 배신의 정치와 자신의 정치를 하는 이들을 교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박세일 전 의원처럼 사표를 내면서도 충언(忠言)을 한 사람들을 등용해야 한다. 또 다시 천막당사처럼 충신들을 모아야 한다. 야당출신도 삼고초려 하면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 조치를 해야 한다. 감동의 정치로 등돌렸던 민심을 다시 돌려 세워야 한다.

국민의 회초리에는 사랑이 담겨 있다. 이 나라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피로 지켜 진 나라다. 더 이상 탄핵이니 하야니 하는 망국적 유희에 놀아나서는 안된다. 허물을 고치고 비정상의 정치시계를 정상의 국정시계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사과만 하고 조치가 따르지 않는다면 모두가 죽는 길이다. 좀 더 자신을 낮추고 당당히 허물을 고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지금 닥친 시련을 자기혁명의 기회로 극복해야 한다.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신백훈 하모니십연구소 대표·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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