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핸드볼협회를 이끌던 최태원(54) SK그룹 회장이 결국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법원 1(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지난 27일 펀드 출자금 선지급금 명목으로 465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기소된 최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핸드볼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대한체육회 가맹경기단체 규정 14(임원의 결격 사유)에 나온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의 경우는 가맹단체 임원 자리에 앉을 수 없다.
 
최 회장은 지난해 21심 판결에서 유죄를 판결 받았지만 '임원이 동 단체 운영 이외의 범죄 사실로 구속 기소되었을 경우 그 직무가 정지된다'고 규정한 핸드볼협회 정관 제166항에 따라 최종적으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직무만 정지된 상태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실형이 확정되면서 직무를 잃게 됐다. 5년 동안 야심차게 이끌었던 협회에서도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핸드볼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SK그룹이 핸드볼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가운데 회장의 실형 확정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2008년 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핸드볼계의 숙원사업인 전용경기장(SK핸드볼경기장) 설립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 유치와 여자실업팀 창단 등 굵직한 사업을 펼쳐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에는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며 핸드볼 사랑을 몸소 실천하기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협회가 펼쳐왔던 각종 사업의 연속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당장 SK그룹의 행보에도 관심을 모은다.
 
협회 관계자는 "SK의 지원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우선적으로 SK그룹 차원에서 어떠한 결정이 이뤄져야 협회도 절차를 밟아 향후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