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 '인보사' 기술 수출 성공…17년간 집중투자 마침내 성과
코오롱그룹의 바이오사업 계열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오랜 투자 끝에 첫 결실을 맺게 됐다.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Invossa)’을 일본에 기술 수출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일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과 인보사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인보사가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최종 품목허가 심사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제품의의 안전성과 효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 세계 유전자치료제 시장현황 및 전망(2016년) /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제공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글로벌 신약을 목표로 연구 개발한 바이오 신약으로, 유전자 치료제로는 국내 최초 동종 세포 유전자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내 기업의 유전자 치료제 기술과 더불어 세계 제약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가치 있는 전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코오롱그룹과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인보사는 국내 임상결과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수술 없이 단 1회만 주사제를 투여해도 1년 이상의 통증 완화와 활동성 증가 효과를 확인한 바이오신약이다.

기존의 약물치료나 수술과 달리 통증 및 기능, 관절 구조 개선의 효과를 동시에 가지는 세계 최초의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기존의 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경증 환자를 위한 약물치료와 중증환자를 위한 수술치료로 양분되는데, 인보사는 수술적 치료를 동반하지 않고 간편하게 주사제로 치료 가능한 혁신적신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티슈진사(Tissugene)가 임상 2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지난해 임상 3상을 승인 받아 현재 본격적인 3상 준비에 들어갔으며, 글로벌 임상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인보사의 기술 수출을 통해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의 글로벌 상업화에 한 걸음 다가설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세계화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출 계약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은 미쓰비시다나베제약으로부터 계약금 273억원(25억엔)과 인보사의 일본 내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Milestone)로 4716억원(432억엔)을 받게 된다. 

기술 수출 총금액 약 5000억원(457억엔)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단일국 기술 수출 계약으로는 역대 최고가다. 제품 출시 후에는 두 자리 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인보사의 일본 시장에 대한 독점적 개발 및 판매 권리를 갖고 일본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를 진행하며 코오롱생명과학은 제품을 생산해 일본 시장에 공급한다.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전 세계 매출 순위 50위권 내에 드는 글로벌 제약회사로 일본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판매 1위인 기업이다.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은 인보사 도입을 통해 류마티스관절염에 이어 퇴행성관절염치료제 시장도 새롭게 개척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는 “이번 기술 수출의 의미는 인보사가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이라면서 “엄격한 품질관리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덕분에 향후 다른 국가에 대한 기술 수출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열 회장의 바이오 승부수, 제약강국 일본도 뚫었다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우리나라 최초의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1996년 취임 이래 그룹의 미래먹거리로 육성해온 바이오 사업의 첫 성과물이다.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인보사 개발을 위해 지난 17년 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임상 3상까지 완료한 후 올해 7월 유전자 치료제로는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1999년 미국에 티슈진 설립해 바이오 사업을 시작해 이듬해 한국에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를 세우며 바이오 신약 투자를 본격화했다. 

인보사는 17년 동안 불모지였던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해 끌어낸 결실로,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성공적인 글로벌 상업화를 시작으로 세계적 유전자치료제 개발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티슈진은 미국 임상 3상을 통해 미국 FDA로부터 ‘인보사’를 DMOAD로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DMOAD(Disease-modifying osteoarthritis drug)는 퇴행성관절염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억제하고 관절의 기능을 향상시키며 관절의 퇴행적 구조 변화를 멈추거나 늦추어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을 의미한다. 

신약 개발은 신약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판매허가 등의 단계로 이뤄진다. 통상 신약 개발에는 평균 13년 6개월의 시간과 약 1조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성공 확률이 낮아 리스크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이번 인보사의 기술 수출은 미국 임상 3상 준비, 국내 임상 3상 완료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 심사 단계에서 이뤄진 계약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함에 따라 일본에서 인보사의 상업화는 큰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인보사의 국내 품목허가 승인 가능성은 매우 높으며, 한국과 미국의 임상 결과로 미뤄볼 때 일본 상업화는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제약 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7~9%, 816억 달러 수준이며, 이번 인보사의 일본 기술 수출은 향후 글로벌 기술 수출 협상 시에 인보사의 가치 추정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령화,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보사가 퇴행성관절염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 가치는 앞으로 더욱 상승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유전자치료제의 기술 수출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로, 인보사의 기술력과 가치를 세계 시장에서 높이 평가한 결과”라며 “국내 제약 기업의 단일국 기술 수출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이며, 과거 글로벌 제약사의 유전자치료제 기술 인수 당시 계약 규모에 비교해도 인보사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인정받은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