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경화 조짐에 대해 날로 강경해지는 중국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위안부) 생존자들에게는 위로를, 세상을 떠난 자에게는 안식을 줘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秦剛) 대변인은 최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권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 수정 시도를 사실상 공식화한 데 대해 "위안부 강제 동원은 2차대전 기간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엄중한 반인도주의적인 범죄"라면서 "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에 엄중한 상처를 입혔고 이는 지금까지도 아물기 어렵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수 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고 생존자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면서 "일본이 책임 있는 태도로 남은 역사 문제를 잘 해결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 최고령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김복득씨/뉴시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제95주년 '3·1절' 기념사에서 한층 더 강경해진 어조로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이 일본 정부와 정치권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직접 거론한 가운데 중국 언론들은 신속하게 이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가 위안부 관련 기록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등재를 추진하는 데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향후 한국과의 공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이런 계획에 관련해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과 공동으로 노력해 역사의 정의를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위안부 관련 법안을 제정하거나 한국과 손잡고 위안부 전시관을 마련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BBC 중국어판은 중국 산시(山西)성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 있지만 배상금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며 중국의 입법기구들이 위안부에 관련된 어떤 법안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항일전쟁 기념일과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제정하는 법안에 대한 심의를 거쳐 이 법안을 통과했다.

이밖에 일부 학자는 일본의 우경화와 과거사 부정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한국과 손잡고 위안부 기념관을 설립해 일본에의 대응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작년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정부는 비공개 작업으로 안 의사 기념관을 설립했고, 지난달 19일 공식 오픈했다. 이는 일본 아베 정권의 우경화 행보에 대한 중국의 반감으로 중국 당국이 애초 한국 정부의 요구보다 한층 격상된 화답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정부는 위안부는 사실상 전쟁 성노예며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인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