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CJ그룹이 잇단 악재로 휘청 거리고 있다.

최근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파문'에 휘말린 데다 이재현 회장의 며느리인 이래나씨마저 미국에서 사망하는 비운을 맞았다.

애초 CJ그룹은 현 정부의 다양한 문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에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측근인 차은택씨의 지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특혜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한때 최씨 주도로 기업 여성 대표, 고위 공무원 아내 등이 참여하는 비밀 모임에 이미경 부회장이 회원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CJ그룹은 순식간에 피해자로 처지가 바뀌었다.

지난 2013년 말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조했다는 녹음 파일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조 전 수석은 대통령(VIP)의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후 이재현 회장이 박근혜 정권 출범 직후인 2013년 7월 기업비리 협의로 구속기소 된 이후 CJ그룹을 이끌던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에게 정권의 '압박'이 가해졌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왔다.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견제'가 최근까지 계속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6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J그룹 주최 한류 콘서트에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는데, 당시 청와대가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말라고 CJ 측에 요청했다는 것이다.

CJ그룹이 현 정권의 '미움'을 받게 된 이유를 놓고는 여러 추측이 나온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CJ가 지난 대선 당시 'SNL 코리아' 등 자사 방송채널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박 대통령을 희화화하고,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관람하고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참석한 2014년 1월 다보스 포럼 한국의 밤 행사에서 이미경 부회장에 관심이 집중돼 '미운털'이 박혔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이 회장의 며느리인 이래나씨는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각) 오전 3시 미국 뉴헤븐 자택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래나씨는 그룹 코리아나 멤버 이용규씨의 딸로,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이선호씨와 2년간 교제 끝에 지난 4월 9일 결혼식을 올렸다. 이래나씨는 방송인 클라라와 사촌지간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어렵사리 자유의 몸이 됐으나 며느리가 세상을 떠난 데다 그룹이 최순실 사태에 엮이는 불행을 겪게 됐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