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 안팎에 그쳐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되레 음식료품 물가는 뛰고 있다.
 
폭염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9월부터 채소류 등을 중심으로 축산물, 수산물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뜀박질하면서 소비자들은 먹거리 소비마저 줄이는 모양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3% 상승했다. 저유가가 지속하며 석유류 가격이 내려가고 도시가스 가격이 한시적으로 인하한 영향이다.

그러나 먹거리 물가에 해당하는 농·축·수산물 물가는 저물가란 말이 무색하다.

채소류는 1년 전보다 38.3% 뛰었고 축산물은 6.1%, 수산물은 5.3%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세는 전월인 9월에도 뚜렷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를 기록했으나 채소류는 47.7% 뛰었다. 채소류 상승 폭은 2010년 11월 59.9%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축산물은 3.8%, 수산물은 6.8% 상승했다.

먹거리 물가가 고공 행진하는 것은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채소 작황이 나빠져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축산물의 경우 소 사육두수가 줄며 쇠고기 공급량이 감소한 것이 가격 상승으로 번졌다.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사 먹는 대체수요가 늘면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 도미노로 이어졌다. 중국이 최근 유럽산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으로 수입되는 물량이 줄어드는 점도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수산물은 어족 자원이 부족해지거나(게), 6월 한·일 어업협정 결렬로 조업이 어려워지며(갈치) 공급이 줄면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다 보니 외식 물가도 만만치 않다.

9월, 10월 외식 물가는 모두 2.2%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0.9%포인트∼1%포인트가량 높았다.

다만 가공식품의 경우 9월 0.4%, 10월 1.4%로 상승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민들이 주로 사 먹는 맥주, 콜라가 지난달 말 가격이 오른데다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어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먹거리 물가가 뜀박질하자 소비자들은 음식료품 소비를 아예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9월 음식료품 등을 포함한 비내구재 소매판매는 한 달 전보다 5.1% 줄었다. 전체 소매판매(-4.5%)보다 감소 폭이 컸다.

비내구재로만 따지면 2014년 9월 -6.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업태별로 봐도 음식료품 판매가 주를 이루는 슈퍼마켓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3.5%, 대형마트는 0.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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