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입점을 두고 빚어진 한국마사회와 지역민간의 갈등이 주민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확산되고 있다.

화상경마장 입점 예정지인 용산구 원효로 의림빌딩 앞에는 용산구아파트연합회, 용산구학부모연합회, 참여연대, 전교조서울지부 등으로 구성된 '화상경마장 입점저지 주민대책위원회(반대대책위)'가 지난달 23일부터 40일 가까이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옆에는 원효료2동, 이촌2동 등 용산 마사회 인근 4개동의 자치위원장·노인회장으로 구성된 '주민대책상생연합회(상생연합회)'가 지난 24일부터 천막을 치고 맞불 농성을 벌이고 있다.

상생연합회는 "반대단체는 용산구 주민들의 대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반대의사를 가질 수 있지만 용산구민 전체를 대표해 찬성·반대할 자격이 없다"면서 "장외발매소가 입점할 때까지 천막 농성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대책위는 "최근 마사회장의 지시로 마사회 직원들이 상생연합회 동대표를 만나 물적 지원을 약속하고 대보름 윷놀이대회에 수십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면서 "주민들의 여론을 호도하고 주민들을 이간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산역 화상경마장의 원효로 확장 이전은 2010년 3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승인으로 확정됐다. 마사회는 같은 해 6월 용산구청의 건축허가를 받아 지하 7층~지상 18층 규모의 건물을 지었다.

마사회 관계자는 "주민들의 우려사항을 완벽하게 해소하고, 운영수익을 지역과 함께 나누는 상생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며 "단순 경마시행만이 아니라 각종 문화·체육·레저활동의 메카로 육성해 주민 친화적 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회는 주민들의 우려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안전요원 12명 배치 ▲고성능 CCTV 설치 ▲학생 접촉 최소화 ▲20억원 규모 장학사업 시행 ▲승마교실 운영 ▲공부방 개설 지원 ▲주차장 추가 확보 ▲교통관리요원 운영 ▲건물 주변 청결 유지 ▲불법영업장 단속 강화 ▲중독예방센터 설치 등을 수립했다.

또 지역사회 기여 확대 방안으로는 ▲지역발전기금 10억원 지원 ▲기부금 지원 확대 ▲복지시설차량지원 ▲일자리 창출 ▲지역상권 활성화 ▲지사 문화공간으로 활용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반대대책위는 "어떤 회유와 선심성 공약도 듣고 싶지 않다. 화상경마장은 우리들을 짓밟고 가지 않는 이상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국민의 세금을 축내며 세워 놓은 호화빌딩을 고스란히 주민들의 문화 복지 센터로 제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