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앞으로는 개인연금과 관련해 보험, 펀드, 신탁 등 기존 상품 외에 금융사가 재량껏 투자할 수 있는 투자일임형 상품이 허용된다. 또 흩어져 있는 연금자산을 한 계좌에 담을 수 있는 개인연금계좌도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연금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인연금법 제정은 현재 세법, 은행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에 산재한 개인연금 관련 규정을 하나의 독립된 법 체계에 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 노후대비를 지원하는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도 반영돼 있다.

제정안에 따르면 현재 저축보험(보험사), 저축신탁(은행), 저축펀드(자산운용사) 형태로만 운용되는 개인연금 상품에 투자일임형 연금상품(증권사 등)이 추가된다.

투자일임형 연금은 금융사가 가입자의 위임을 받아 가입자의 투자성향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로 연금자산을 운용하는 상품이다.

제정안은 개인연금 상품의 최소 요건으로 50세 이후에 적립금을 5년 이상에 걸쳐 분할 수령하는 상품으로 규정했다.

또 연금 관련 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상 계좌인 '개인연금계좌'를 도입해 해당 금융사를 통해 세제적격연금상품, 비적격연금보험, 개인형퇴직연금계좌 등 가입한 연금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기납입액은 물론 총평가액, 수수료 지급 현황, 연금 수령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가입자가 다양한 연금상품을 한층 더 쉽게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수익률과 수수료 등에 대한 공시 기준도 표준화하기로 했다.

제정안은 가입 후 일정 기간 내에 위약금 없이 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 근거도 명시했다.

특히 최저생활비 등을 감안해 연금자산의 압류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등 연금 가입자 보호 조항을 담았다.

종합적인 연금정보를 제공하는 '연금포털' 사이트 개설, 금융소외계층 재무상담을 위한 '노후설계센터' 운영 등 국민의 노후대비를 돕는 사업과 관련한 근거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연금정책을 총괄하는 '연금정책협의회'와 협의회의 결정사항을 추진하는 '연금실무협의회'의 운영 근거를 규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국민연금공단 등 연금 관련 기관의 협조 체계가 강화될 전망이다.

연금상품을 판매하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은 개인연금법이 제정되면 연금사업자로 등록할 의무가 생기게 된다.

자기자본 비율, 전문인력, 전산설비 등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이미 개인연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금융사와 관련해서는 법 시행 이전에 일괄 등록 절차를 밟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지난 5월 발표한 개인연금법 제정안을 토대로 이번 입법예고안을 마련했다. 내달 19일까지 입법예고 절차를 마친 뒤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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