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로 제한하거나 아예 납부 안되는 곳도 있어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카드 수수료를 이유로 소비자 편의성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일부 생보사들은 카드 결제를 일부 제한했으며 몇몇의 생보사들은 카드 납부를 아예 받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 생명보험사들이 카드 수수료를 이유로 카드 납부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보험료 납부 시 허용했던 카드 결제를 오는 12월부터는 일부 전화판매(TM) 상품에 대해서만 카드 결제를 받고, 나머지 상품에 대해서는 카드 결제를 받지 않기로 했다.  

동부생명 관계자는 "12월부터 신규 고객에 대해서 적용되는 것으로 기존에 카드납입을 했던 고객들에게는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며 "그동안은 고객의 편의성 등으로 인해 카드 결제를 받아왔지만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카드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커져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신한생명에서도 지난 9월부터 카드 결제 납부를 수정 조치했다. 기존에는 상품 등에 제한 없이 카드 결제를 받아왔던 것에서 9월부터는 TM과 인터넷 전용상품만을 카드 결제를 허용, 나머지 상품에 대해서는 카드 결제를 중단키로 한 것.

또한 AIA생명은 지난 8월부터 저축성보험에 대한 카드 결제를 중단했으며 올 4월부터 삼성카드에 한해서만 카드 결제를 허용했던 KDB생명은 지난 8월부터는 카드 결제 납부를 전면 중단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저축성보험에 대한 카드 납부를 중단했다.

이처럼 최근 생보사들은 일부 상품, 채널 등에 한해 카드 결제 납부를 중단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생보사의 경우 카드 납부를 받지 않는 곳도 있다. 

생명보험협회의 보험료 신용카드 납입제도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교보생명, 한화생명, 알리안츠생명, 푸르덴셜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ING생명, KDB생명, IBK연금보험, PCA생명 등은 아예 카드 납부를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카드 납부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카드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든다. 카드 수수료는 개별사간의 계약관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2%대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마당에 카드 수수료를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카드 수수료로 인한 역마진 우려 등 부담이 커지다보니 생보사들에서도 일부 제한하거나 아예 받지 않는 것"이라며 "더구나 저축성보험의 경우 장기상품인데다 보험료 규모도 커 수수료도 부담도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보편화되어 있는 결제수단인 카드 납부에 대한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이용건수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지급수단은 신용카드(39.7%)로 현금(36%)을 제치고 이용비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는 가장 보편화된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그럼에도 카드 결제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으로 장애·장벽을 초래해서는 안 되며 이는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소비자입장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수료 문제는 금융사간 합의과정이나 카드 결제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모색·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수수료 문제·장벽에 얽매이지 않는 핀테크 활용 등 획기적인 결제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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