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상담 고객대상 보이스피싱 사전문진표/금융감독원
[미디어펜=김재현 기자]"행복을 약속하는 신한은행입니다. 국민행복기금, 정부지원 자금으로 고금리 부채를 마이너스통장 개설로 통합 가능하십니다. 마이너스통장 발급 신청은 1번, 수신거부는 9번을 눌러주세요."

"제일저축은행이에요 고객님, 제가 작업대출로 감사팀에서 감사대상이 되어 있는데...그래서 제가 고객님 계신 데로 가고 싶어도 못갔던거에요. 처음부터 저희 쪽으로 방문을 해주셨어야 하는데 방문이 어려우셔서 제가 어렵게 본점 쪽에 계신 과장님께 부탁을 드리고 진행을 해드렸던 거에요."

만일 이런 전화를 맏는다면 당신은 응답할 것인가? 금융회사는 불특정 다수에게 ARS를 통해 대출영업을 하지 않는다. 또한 제일저축은행과 SC저축은행은 존재하지 않는 금융회사다.

이 모두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최근 검찰이나 금감원 등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감소하고 있지만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을 권유하는 방식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사기범들의 금융회사 사칭 수법이 매우 정교해 실제 대출광고인지 보이스피싱인지 구별하기 어려운데다 사기범을 금융회사 직원으로 오인해 경계심을 늦추게 하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9월 기간 중 금감원 불법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대출사기 관련 피해상담 사례 총 8677건을 분석한 결과 사기범들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할부금융회사(38%), 상호저축은행(31%) 등 제2금융권 회사를 주로 사칭했다.

할부금융의 경우 금융지주, 대기업 계열사로 잘 알려져 인지도가 높은 회사를 주로 이용했다.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TV광고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회사를 지로 이용하거나 현재 존재하지 않는 제일저축은행, SC저축은행 등의 금융회사를 사칭하기도 했다.

은행권의 경우 점포수가 많은 대형은행을 주로 사칭했다. 대출영업을 하지 않는 금융지주회사인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을 사칭한 경우도 9%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을 경우 길게 통화하지 말고 금융회사 직원인지 대출모집인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면서 "사기범이 위조된 재적증명서를 보내주거나 가까 홈페이지를 만들어 인터넷 주소를 보내주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화를 끊고 금융회사 공식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 실제 근무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영업점 위치 확인 후 직접 방문해 상담을 해야 한다. 만일 방문 상담은 하지 않는다며 거절하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대출 모집인이라고 할 경우 자신이 여러 금융회사 대출상품을 취급한다고 하면 사기 가능성이 높다. 대출모집인은 한 금융회사에 전속되므로 동시에 여러 금융회사에 등록해 대출상품을 모집·중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출모집인 등록번호를 통해 실제 등록된 대출모집인인지 확인해야 한다. 대출모집인 통합조회시스템(www.loanconsultant.or.kr)에서 등록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종 대출 승인과 한도 결정은 금융회사 내부의 여러 단계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되는 것"이라며 "신용등급 단기상승, 전산 조작, 고위관계자 청탁 등을 통해 대출 관련 특혜를 제공한다고 유혹하는 것은 100% 사기"라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대출상담 고객대상 보이스피싱 노출여부 확인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출 상담때 보이스피싱 노출 여부를 체크리스트로 확인하고 저신용자가 주고객인 농수협조합,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부터 이달부터 우선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자금이체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안내를 한층 강화한다. ATM, CD기 등 자동화기기에서 송금 때 안내문구를 변경하고 인터넷뱅킹 이체 때 화면에 안내문구를 추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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