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일 밤 강남 한복판 제과점에서 여성 손님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던 김모(57)씨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0시25분께 체포된 김씨는 오전3시께까지 1차 조사를 받았으며, 오후 들어 재조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고 지난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할 뿐, 자세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일단 김씨에게 정신이상 증세가 있는 것으로 판단, 병력 검증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전날 오후 9시23분 압구정역 인근 제과점에 들어간 뒤 주방에서 빵을 자를 때 쓰는 톱날형 칼 두 자루를 갖고 나와 매장 안의 손님 A씨(48·여)를 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일정한 주거지 없이 찜질방에서 전전해왔던 김씨는 범행 당일 오후 9시15분께 찜질방에서 나온 뒤 인근 건물에 머리를 박는 등 자해했다. 

 

김씨는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제과점에 들어간 뒤 종업원에 치료가 필요하니 119 구급대를 불러줄 것으로 요청했고, 10여분 뒤 도착한 구급대원이 치료할려는 찰나에 주방에 침입해 빵을 자를 때 쓰는 톱날형 칼 두 자루를 갖고 나와 매장 안의 손님 A씨(48·여)를 인질로 삼으며 자해 위협을 가했다. 

 

119 구급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50여명은 제과점 안에 있던 종업원과 손님들을 즉시 대피시키고 가게 주변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한 채 김씨와 대치했다. 

 

경찰의 기나긴 설득 끝에 김씨는 밤 12시15분께 인질로 붙잡고 있던 A씨를 풀어줬다. 하지만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던 김씨가 다시 포크로 자해를 시도하는 순간 경찰이 제압해 강남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인질로 붙들려 있던 A씨를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었지만, A씨의 의사에 따라 자택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범행 전 제과점과 200m 가량 떨어진 미용실에 찾아가 난동을 피웠다가, 미용실 주인의 112 신고 전화를 엿듣곤 빠져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누군가가 나를 미행을 하고 있다'는 식의 피해망상증을 보였다. 대치 중에 특별한 요구가 없었으며 정신이 온전치 못한 것으로 보아 돌발 범행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의 정신병력이 확인되고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정신병원에서 치료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정신 병력이 있고 실제 위협을 가하지 않았더라도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봐야 한다. 추가 조사를 벌여 정확한 사실 관계를 밝혀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