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 사용을 승인하고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크림 공화국을 점거함에 따라 러시아와 서방 간 극한 대결이 2008년 러시아와 조지아 간 전투 발생 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조지아와의 전투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후 남오세티아와 압하즈 등 두 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을 승인,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확실하게 묶어두었으며 크림 공화국에 대해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나는 우크라이나인 입니다'(I am a Ukrainian)' 동영상 캡쳐. 여대생 율리아라고 알려진 이 여성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뉴시스
 
현재로선 서방 세계는 이를 지켜보기만 할 뿐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크림 공화국은 서방에 있어 그 중요성이 남오세티아나 압하즈와는 사뭇 다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면전으로 비화할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내전이 촉발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서방 간 대결은 시리아나 이란 핵협상 같은 국제 문제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크림 공화국을 점거했다고 하지만 사실 크림 공화국은 이미 러시아 통제 아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상원의 군사력 사용 승인에 따라 실제로 크림 공화국에 군 병력을 추가 파병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서방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만 활용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위협만으로도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이미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폭력이나 소요가 발생한다면 러시아군 개입을 부르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철군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사실 서방이 러시아에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다.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밝혔다가 실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우크라이나 위기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자신의 지도력이 시험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