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승리한 데는 블루칼라 백인 유권자의 결집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화와 기득권에 대한 이들 계층의 소외감과 분노가 고스란히 '고립주의'와 '미국 제일주의', '보호 무역주의'를 외친 트럼프 지지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 CNN가 투표자 2만5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적으로 대학 졸업장이 없는 백인 남성의 72%가 트럼프에 몰표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학력별로도 극명히 엇갈려 대학 졸업 미만 유권자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대학 졸업 이상에서는 클린턴이 강세였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승부를 가른 경합주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대학 졸업 미만 학력의 백인 남성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핵심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69%, 또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무려 78%였다.

클린턴의 마지막 희망이던 중서부 지방에서 백인 유권자들의 결집은 특히 결정적이었다. 대표적인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인 오하이오가 속한 이곳은 백인 노동자 계층과 흑인의 지지를 일부 기반으로 해서 지난 수십 년간 민주당에 표를 준 지역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들 백인 노동자 계층, 그중에서도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이 대거 민주당을 버렸다. 기득권층에게서 소외되고 지역 엘리트들보다 뒤처졌다고 느낀 이 지방 유권자들이 각종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등 반(反)세계화와 반(反)기득권을 내건 트럼프에게 공감해 표로 결집했다는 것이다.

러스트벨트 지역인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대학 졸업 미만 학력 백인 남성의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69%, 71%를 기록했다.

또 다른 러스트벨트 중 하나인 미시간 유권자의 절반은 무역이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느낀다고 답했고, 이들 중 57%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오하이오 유권자의 47%도 무역이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봤고, 이들 2명 중 1명은 트럼프를 지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는 "소외된 블루칼라 백인과 노동자 계층 유권자 연합의 힘을 결정적으로 보여줬다"며 "이들은 수십 년에 걸친 세계화와 다문화주의 속에서 미국의 약속이 그들의 손에서 빠져나갔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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