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이 민주당과 합당키로 하면서 그의 '새정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이 금과옥조처럼 주장해온 '새정치'가 결국 ‘합당’이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민주당 김한길(왼쪽)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헤어지며 인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새정치'는 안철수 위원장이 정치권 입문의 전제조건으로 앞세우며 실현하는데 정치생명을 내걸었다는 식의 행보를 보여 상당한 지지를 받아왔다. 때문에 그가 추진해온 새정당명칭에도 '새정치'를 넣었을 정도다.
 
정당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은 여당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제1 야당인 민주당을 추월하는 파괴력을 보여왔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합당 선언이 기존 정치행태와 과연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뚜렷한 이유나 근거도 없이 오직 '정치적 목적'만을 위해 정당간 '합종연횡', '연대' 등을 자행해왔던 구태적 정치행위들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야권의 새정치라는 것은 원래부터 없었다. 새정치로 포장한 것이 국민을 현혹시키고 정치적 거래에 유리하기 때문에 새정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을 뿐"이라며 "그래서 결국 오늘과 같은 전무후무한 최악의 뒷거래가 이뤄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그간 새정치란 이름으로 국민 희롱했던 것들에 대해 유권자들은 냉정한 판단으로 그 대가를 돌려드릴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안철수 의원은 계산 빠른 정치공학의 아이콘, 양치기 정치인의 아이콘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안철수 저격수를 자임하는 이노근 의원도 트위터에서 "안철수 말 바꾸기. 새정치 공언을 하더니 국민을 속이고 있구나"라며 "이미 정치적 자원도 떨어져 동력도 떨어지니 그런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박대출 대변인도 현안 논평에서 "한때 벤처대박을 실현했던 안 위원장이 2석짜리 신생세력으로 126석짜리 제1야당과 야합해 5대5의 지분을 얻게 된다면 일면 정치벤처도 대박을 얻어내는 것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면서 "안 위원장은 남는 장사를 했다고 계산할지 모르지만 자신이 그토록 외치던 가장 소중한 가치를 잃고 구태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전락하는 길에 들어 선 것이 아닌지 자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영선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은 계영배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잔에 술을 가득 채우려 해도 넘치지 않는 계영배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우리 안의 욕심을 경계할 수 있는 정의로운 신당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위원장과 김한길 대표 간 차기 당권 및 대선후보 관련 이면계약설이 불거지자 박 의원이 이에 대한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보성향 정당도 안 위원장을 비난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원래부터 원칙도 내용도 없었던 안철수식 새정치의 종언을 고한 날"이라며 "결국 안 의원 본인은 그동안 혁파하겠다던 정치 기득권에 스스로 편승해 자신의 정치적 꿈을 이루겠다고 헌 정치에 투항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원내대표 역시 "안철수의 새정치가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국민이 열망하는 새정치의 꿈은 실체가 확인되기도 전에 좌절됐다"며 "안 의원이 포기한 새정치는 이제 정의당이 책임있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