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수용한 '여야 합의 총리' 추천 논의 자체를 야권이 거부하는데 대해 "저희는 성의를 다해서 야당과 협상에 응했지만 번번이 자고 일어나면 다른 조건을 붙인다"고 제안-번복을 반복해온 야권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출입기자단과 티타임을 갖고 "(국회) 개헌특위, (최순실) 특검에 별도 특검도 받으래서 받았다. 거국내각에 (최순실) 국정조사까지 야당이 하자고 해서 받았다. 거국내각총리의 국회 추천권도 받았다. 더 이상 뭐가 남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야권에서 박 대통령이 '2선 후퇴'를 약속하라는 요구에 대해 "청와대 입장 발표라는 건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헌법의 틀에 어긋나선 안 되기 때문에 현행 헌법을 뛰어넘는 표현을 쓸 순 없다"며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해임 건의권, 임면권이 다 형식적이었는데 그것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게 말하자면 내각에 모든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고 2선 후퇴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며 박 대통령의 '실질적 내각 통할권 부여' 언급이 이미 내치 포기에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출입기자단과 티타임을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어 "좀 더 명료하게 하자면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의 역할이 있고 행정수반으로서의 역할이 있는데, 행정수반으로서의 것은 거국중립내각 총리에게 주겠단 것 아니냐"며 "야당이 자꾸 토를 다는 게 이해하기 쉽지 않다. 어쩌면 지금 국면을 하야·탄핵 국면으로 염두에 두고 정치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야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선결조건을 내걸고 있고, 당마다 유력 대선후보마다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야당 주요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선결조건이든 제3의 대안이든 제시해달라. 진정성이 담긴 제안이라면 하나 하나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혀뒀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관련 야권이 요구한 대(對)정부 긴급현안질의에 대해서도 "야당이 해달라고 해서 '당신들 판 해라' 하고 만 것"이라며 "뭐 요즘 안 들어주는 게 없다"면서 "한개도 예외없이 다 받아줬지 않느냐"고 추가 언급했다.

한편 내일(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인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엔 야당 의원들만이 질의자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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