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삼성생명이 지난 8월에 이어 삼성증권 지분을 추가 매입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하는 삼성증권에 대한 지분비율(30%)을 충족하게 됐다.

삼성생명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증권의 자사주 835만9040주(10.94%)를 매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입 가격은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결정했으며, 총 매입금액은 약 2900억원 수준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의 지분은 19.16%에서 30.1%로 높아진다.

이 거래는 삼성증권 해외법인의 소재국(미국·영국)에서 사전 승인을 받은 뒤에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지분을 추가 매입한 이유에 대해 "지분법상 30%를 넘기면 해당 회사의 이익을 지분비율만큼 가질 수 있게 되므로 양호한 투자 성과가 예상되고, 삼성증권의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며 "삼성증권은 자본을 확충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자본 확충에 쓸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매각으로 자기자본은 3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추가 자본 확충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향해 또 한 걸음 다가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금융권과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을 지주회사로,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두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어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사들여 지분비율을 71.86%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삼성생명은 이어 지난 8월에는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613만주를 매입했다.

당시 매입으로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의 지분율을 11.14%에서 19.16%로 높였고, 이날 추가 매입을 통해 30%선을 넘겼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의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향후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16%)도 삼성생명으로 이전된다면, 삼성생명은 금융지주사로서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

물론, 지분 보유 외에도 금융위원회의 인가 등이 필요하므로 지분의 이전 완료가 곧 지주사 설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의 지분 처리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금산분리 규제로 삼성생명은 비금융계열사 지분 보유율을 5% 아래로 줄여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7.7% 가지고 있으며, 호텔신라(8.0%)와 에스원(6.0%)의 지분도 5% 넘게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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