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3일 긴급 의원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를 각각 개최하고 사후설명회를 갖는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제3지대 신당창당을 전격 발표한 가운데 철통보안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데 대한 문제제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보안유지를 이유로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할 시간을 갖지 못한 탓이다.
 
   
▲ 김한길(오른쪽)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 긴급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합당 소식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보안유지에 각별히 신경 썼다. 양측이 각각 비공개 최고위원회와 운영위원장단 회의 시각까지 오전 9시로 맞춘 것도 보안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때문에 양측 지도부는 대부분 기자회견 직전에야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를 열어 일정상 불참한 양승조 최고위원에게 전화로 동의를 얻은 후 만장일치로 신당창당을 추인했다.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역시 양측의 합의 후에 비로소 이뤄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 의결 후 상임고문단과 중진 의원,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내용을 알렸다. 노웅래 사무총장과 이윤석 수석대변인, 김관영 비서실장이 일일이 명단을 가지고 전화를 걸어 내용을 설명했다.
 
기자회견 직전에는 전국의 대의원(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지역위원장 등) 12,000여명에게 김한길 대표 명의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기자회견 직후에는 전국의 권리당원 32만명에게 김한길 대표의 음성메시지를 보내 앞으로 통합의 과정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이같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언제부터 민주당이 해산, 합당, 신당창당의 권한을 당대표 1인에게 부여했느냐""절차적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신동해빌딩 새정치연합 본부에서 공동위원장단과 긴급회의를 갖고 신당창당 소식을 알렸고 격론 끝에 김성식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동위원장으로부터 이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민주당의 개혁의지를 믿을 수 있는지, 앞으로 통합 추진 과정에서 험난한 과정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의견도 나왔다. 또 새정치의 독자적 길을 걷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데 대한 설득작업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윤여준 의장 역시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위원장과 김한길 대표와 논의 과정을 공동위원장단과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을 놓고 독단적인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실제로 신당 창당 추진 발표 후 새정치연합 본부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합의 사실을 통보받은 뒤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남긴 채 회의에 불참, 이후 연락이 두절됐던 한나라당 출신의 김성식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결국 통합신당 이탈을 선언했다.
 
철통보안 속에 이뤄진 깜짝발표로 정치권을 격랑으로 몰아넣었던 통합신당 창당 소식을 둘러싸고 나타나기 시작한 양측의 내홍 조짐이 이날 사후설명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불거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