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 결단 '오너경영'에 속도 붙은 미래먹거리 사업
삼성전자가 미래먹거리 사업인 전장사업을 키우기 위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하만을 인수했다. 9조원 대 대형 M&A(인수합병)로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후 신사업에 대한 첫 결단이다. 자동차 전장사업을 그룹의 대표 미래 먹거리로 공식 선언한 셈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후 신사업에 대한 첫 결단이다. 자동차 전장사업을 그룹의 대표 미래 먹거리로 공식 선언한 셈이다. /연합뉴스


회사가 나가는 방향에 맞춰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오너 경영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재용 부회장의 통큰 인수 결정은 신성장 사업 육성에 대한 첫 신호탄이다.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공격경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성장 분야인 자동차 전장(電裝) 사업을 본격화하고자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전격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연평균 9%의 고속성장을 하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은 전장사업을 핵심 신성장 사업으로 삼아 단기적으로는 하만을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전기차 핵심부품과 시스템, 솔루션 분야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 선두기업으로 매출 70억달러, 영업이익 7억달러(직전 12개월 기준)에 달한다.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 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 41%로 1위이다.

   
▲ 삼성전자가 미래먹거리 사업인 전장사업을 키우기 위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하만을 인수했다. 9조원 대 대형 M&A(인수합병)로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연합뉴스


앞으로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상사업과 결합해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이 나올 전망이다. 오디오와 스마트폰을 연결한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통신 서비스, 가상현실과 웨어러블, 인공지능 기능과도 결합해 광범위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전격 인수함으로써 미래먹거리 삼성의 미래 사업으로 주목받는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단숨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으로 전장사업부를 신설해 전장사업을 본격화 했다.

또 지난 4월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전용라인 구축 계획을 밝히고, 7월에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지에 반도체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신성장 사업인 전기차 부품 개발과 판로 확보를 위해 필요한 협력사에는 과감히 지분 출자도 해왔다. 

부품업체의 납품 경험과 실적을 중시하는 자동차 업계 특성상 삼성전자가 관련 장비를 처음부터 하나씩 개발해 시장을 공략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린다. 이에 경쟁력을 이미 인정받은 하만을 인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정보기술,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가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선 이재용 부회장 자신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유를 발 빠르고 과감한 인수합병 결단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등기이사에 선임되면서 공식적으로 경영 참여를 하게 된 이재용 부회장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이 보여준 ‘실용주의’, ‘선택과 집중’ 경영 방식을 토대로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결정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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