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조 하면서 독립성 유지하는 멀티 플레이 능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3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후임으로 전 한은 부총재인 이주열(62)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를 내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 인해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격변기에서 성장성을 훼손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일이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뉴시스
이 총재 내정자는 이를 위해 시장
, 정부 등과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동시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멀티 플레이'에 능해야 한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은 중요한 분기점에 이르렀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돈을 풀던 미국이 올들어 돈줄을 죄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5년간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펴면서 위기를 헤쳐왔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는 시점에서는 이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수순을 밟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올해 안에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완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 등 국제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칠 것이 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은 각국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한 나라의 경제가 삐걱거리면 동시에 주변국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주요 20개국(G20)과의 정책 공조 등이 중시되는 이유다.
 
여기에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상황과 1,000조원을 넘어선 한국 가계부채 문제까지 고려해 금리, 환율 정책을 펴나가려면 고차원 방정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 총재 내정자에게는 국제 금융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주요국과 통화 정책을 긴밀히 유지하고 동시에 국내 경제를 회복기조로 돌려 놓아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져 있다.
 
김중수 전임 총재는 정부의 금리 인하 요구를 무시해 비난을 받기도 햇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정부와 시장의 요구라고 해도 한은 총재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할 정도로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은은 물가안정 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의 책무도 지고 있다. 때문에 세수 부족을 겪는 정부가 발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한은에 손을 벌리려는 유혹에 빠진다 해도 중앙은행은 엄격히 독립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한 경제 연구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중시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공조가 중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