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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광기' 빠진 언론…촛불 격문·국정농단 숨은 주범
터무니없는 오보·근거 없는 루머·인민재판식 의혹 제기 임계점 넘어
승인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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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11-16 1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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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문상진 기자] 감시자여야 할 언론이 심판자가 됐다. 이성 잃은 언론이 대한민국을 온통 전투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좌우,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지면은 온통 촛불과 최순실로 도배한다. 기사는 소설이 됐다. 칼럼과 사설은 격문을 방불케 한다.  

팔선녀, 오방색, 사교, 주술을 등장시키면서 사술로 1막을 장식했다. 2막은  민머리, 신발 메이커, 임신, 조폭 등 인신공격이다. 사술에 걸린 언론은 달콤한 유혹에 빠졌다. 촛불이 올랐다. 신명난 저주의 굿판이 벌어졌다. 마녀 사냥이다. 사냥꾼이 사냥을 포기하면 먹잇감이 된다. 더 거칠고 더 공격적이 된다. 사냥은 사라지고 목숨을 건 전쟁이다. 동물의 왕국이다.

최순실 사태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덫에 걸렸다. 빠져 나올 수 없는 덫이다. 살점을 떼 준들 상처는 자명하다. 하이에나의 세상이다. 언론은 하이에나가 됐다. 이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을 좇는 부나비가 됐다. 비정상이 정상을 덮었다. 사술이다.

‘최순실 광기’에 빠진 언론이 국정농단의 주범이 됐다. 의혹이 의혹을 부르는 불명의 세상이 됐다. 촛불을 부추기고 촛불을 일렁이게 했다. 턱도 없는 오보, 근거 없는 루머, 인민재판식 의혹 제기는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 팩트는 사치다. ‘카더라 통신’이 난무한다. 찌라시의 세상이다. 찌라시는 찌라시를 낳는다. 찌라시는 달콤하다. 찌라시는 사이다다. 찌라시는 분노다. 단언컨대 이보다 더 큰 선전 선동 효과는 역사 이래 없었다.

찌라시의 효능은 아니면 말고다. 그래서 술자리에선 안줏감이요. 모임에선 모르면 왕따, 알면 좌장이다. 출처가 불분명하니 끝도 불분명하다. 속도는 LTE급이다. 기막힌 사실은 주범이 언론이라는 사실이다. 누가 찌라시 소식을 먼저 퍼 나르는가의 전쟁이다. 권력의 독에 취한, 아니면 권력을 좇는 부나비의 언론 자화상이다. 요지경이다.

최순실 사태를 놓고 벌어지는 언론의 요지경을 보자. 하고 많으니 몇 가지만 들춰보고자 한다. 찌라시가 판치는 세상이니 의혹 제기 수준은 귀여울 정도다. 의도를 가진 악의적 왜곡의 냄새가 나는 것만 보기로 하자. 음모론이 의심되는 걸로만. 

   
▲ 감시자여야 할 언론이 심판자가 됐다. 이성 잃은 언론이 대한민국을 온통 전투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좌우,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지면은 온통 촛불과 최순실로 도배한다. 기사는 소설이 됐다. 칼럼과 사설은 격문을 방불케 한다. 사진은 광화문 광장 집회모습./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당시 최순실 1호기에 동승설=15일 모 종편이 최순실씨가 대통령 전용기인 대한민국 공군 1호기를 타탔다. 수 차례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했다는 증언을 곁들였다. 박 대통령이 지난 5월 이란 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에서 최순실씨를 봤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보도전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보안패스 없이는 1호기 동승이 불가하다. 70명의 취재 기자들 틈에 눈에 띄지 않기란 유령인간쯤 돼야 가능하다. 그래도 청와대는 의전비서관실과 경호실에 탑승자 명단을 확인했다. 없었다고 한다. 방송은 최순실씨가 1호기에 동승했다고 보도했다. 허구를 넘어 악의라고 청와대는 펄쩍 뛰었다.

통일대박은 최순실 작품설=SBS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은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의 아이디어였다고 보도했다. 통일 대박이라는 용어는 신창민 교수의 책 '통일은 대박이다'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무릎을 쳤고 이를 몇 차례 인용했다. 뜬금없는 최순실을 갖다 붙이다니 상상력의 오버다.

최순실 대역설=지난 2일 한 누리꾼이 인터넷 게시판 '네이트 판'에 '최순실 X 대역 씀'이라는 제목을 글을 게시했다. 발단은 JTBC가 하루 전 "검찰이 조사 당시 장면을 녹화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면서다. 이후 '최순실 대역 논란'이 온라인을 달궜다. 뉴스를 액션영화나 드라마 촬영쯤으로 생각했나. 아니면 대한민국 검찰을 스턴트맨쯤으로 아나.

최순실 언니,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조선일보는 "박 대통령과 성심여고 동기동창인 최순득씨가 실제 비선실세며, 동생인 최순실씨는 '현장 반장'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물론 사실무근이다. 불똥을 맞은 성심여고 측은 "최순실 언니 최순득은 박 대통령과 동문 아니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창회 회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조선일보의 사과보도는 없었다.

트럼프 "여자 대통령의 미래를 보려면 한국을 보라"=YTN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대통령 당선)가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한 네티즌이 장난삼아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이 근거였다. 검증도 없이 YTN 취재진이 홀라당 배꼈다. 나라 망신 역대급 초대형 오보였다.

미국대사관 외교 전문 오역=중앙일보는 "미국은 2007년 7월 20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미국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 최순실의 부친 최태민 목사를 '한국의 라스푸틴'이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삽시간에 포털을 점령했다. 이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쟁자였던 이명박 후보 측이 제기했다. 미국 대사관까지 팔아 먹었다. 의도적 오역이 의심된다.

최순실 아들 청와대 특채설=일부 언론은 최순실씨가 정윤회씨와 재혼하기 전 결혼한 김씨 사이에 낳은 아들이 청와대에 근무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최 씨의 아들이 종말론을 설파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경찰은 최순실씨 제적등본을 샅샅이 뒤졌다. 최순실씨에게는 정유라씨 외에는 자녀가 없었다. 없는 아들도 만드는 것이 언론이다.

지금껏 최순실 사태를 둘러싸고 언론들이 쏟아낸 것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언론일 때의 이야기다. 언론이기를 포기한 언론은 보이지 않는 흉기다. 방어막 없는 무기다. 선전과 선동의 극이다. 그래서 위험성은 가늠조차 힘들다. 

언론의 오보 원인은 다양하다. 취재 소홀과 부주의, 자료에 대한 확인 부족, 기자의 경솔한 판단과 착오, 막연하거나 잘못된 추측 등이다. 문제는 어떤 목적을 가진 의도적인 오보다. 이건 언론이 아니다. 언론의 탈을 쓴 흉기다.

20세기 대표적인 지식인 허친스(시카고 대학 총장)를 의장으로 하는 '언론자유위원회(일명 허친스위원회)'는 지난 1947년 '자유롭고 책임 있는 언론'이라 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언론은 허위보도가 아닌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하며 사실(fact)와 의견(opinion)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언론은 특정 계층이나 집단의 입장을 왜곡하거나 편파적으로 보도함으로써 계층과 집단들 간의 긴장과 대립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금 우리 언론은 스스로 거울을 들여다 볼 때다. 인민재판이 판친다. 마녀사냥놀음에 인권은 온데간데 없다. 팩트는 덮고 의혹은 키운다. 소문과 괴담의 포장술 경쟁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작금의 최순실 혼돈의 제1 공범은 언론이라고. 국정난국을 부채질 하는 것 또한 언론이라고. 정치가 3류면 지금 언론은 4류다. 아니면 체급측정 불가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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