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이 또 한 번 퀀텀점프한다.

 2014년 9월말 기준 7900억원에 그쳤던 자기자본 규모가 단 2년 만에 2조 2000억원대까지 불어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대형IB’) 진입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진입에 성큼 다가선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 합병한데 이어 작년 8월에는 41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에는 모기업인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유하던 메리츠캐피탈을 100% 인수하는 방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키로 했다. 인수총액은 3826억원. 주당 8857원에 메리츠캐피탈 4320만주를 일괄매입한다. 인수금액에 해당하는 신주를 발행해 메리츠금융지주에 지급하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방식을 택했다.

이로써 메리츠종금증권에 대한 메리츠금융지주의 보유지분율은 종전 32.36%에서 44.53%로 12.17%포인트 증가한다. 증권사 건전성지표인 레버리지비율은 656.6%에서 558.4%로 낮아져 메리츠종금증권의 투자여력이 양호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일반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식의 포괄적 교환 방식을 택했다”며 “캐피탈 인수를 위한 신주물량 전량을 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유, 유통물량을 원천 차단함으로 주가희석 우려를 일소했다”고 설명했다. 주식교환 완료시 지배구조 관련 경영권 변동은 없으며,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은 독립된 존속법인으로 유지된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식 교환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규모가 2조 2000억원대로 늘어나 대형IB' 자격요건인 자기자본 3조 달성 시기를 앞당겼다”며 “증권과 캐피탈간 경영상 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양사 기업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딜로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캐피탈 등 3사에 고루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측에서는 종금라이센스 만료 대비 일환으로 준비 중인 대형IB 진입 시기를 한층 앞당길 뿐 아니라 이번 딜로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율 증가로 대주주 경영 지배력이 강화돼 안정적 경영을 도모할 수 있다. 지주측에서 보면 ‘보험’과 ‘증권’이라는 쌍두마차에 재원을 보다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캐피탈 역시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있는 증권 지배체제하에서 영업력을 더 적극적으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 교환비율은 증권 : 캐피탈 = 1 : 2.5232069로 산정됐다. 교환가격은 메리츠종금증권(액면가 1000원)이 주당 3510원, 메리츠캐피탈(액면가 5000원)은 8857원이다. 양사의 주식교환 계약체결은 향후 금융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메리츠종금증권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는 3483원으로 정해졌다.

9월말 기준 메리츠캐피탈의 자산과 자기자본 규모는 각각 3조6400억원과 4140억원. 3분기 누적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누계액은 421억원과 327억원이다. 연환산세후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2.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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