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변인도 확인…경제불평등·국경장벽·톨레랑스 등 논의할듯
[미디어펜=한기호 기자]12월 퇴임을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머지않은 시일 만나 '모든 공동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 이어 유엔 대변인도 이를 확인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반 총장은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2)가 열리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이날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 국제사회가 당면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AFP통신에 "그들이 서로 만나기로 했다"며 회담 계획을 발표했지만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 총장은 19일 미국 뉴욕으로 돌아온 후 이른 시일 안에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것으로 보이며,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멕시코 국경 장벽건설에 대해 "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장벽을 세우지 말라고 요청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것이며, 이때 '모든 공동 관심사'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이 '어려운 선거전' 과정에서 했던 거친 발언들이 당선 후 바뀌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과 함께 "그가 세계 지도자들, 그리고 유엔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이민정책, 오바마케어와 관련된 공약에서 선거 때보다 완화된 발언을 하면서 공약후퇴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반 총장은 세계 도처에서 내셔널리즘과 포퓰리즘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유럽과 미국은 물론 일부 아시아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 경제적 불평등에 따른 국민의 분노와 좌절을 그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지난 10년 임기 동안 세계 지도자들에게 국민의 걱정거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을 줄곧 요청했다면서 "어떤 지도자는 들었고, 어떤 지도자들은 무관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반 총장은 유엔이 정한 '국제 관용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olerance, 11월16일)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나날이 인종차별주의, 반(反) 무슬림 증오, 반 유대주의와 다른 형태들 차별을 통해 편견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관용이 유지될 때, 우리는 좋은 사례들을 따르도록 전 세계에 권장할 수 있다"며 "관용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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