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이학영 "차은택 측근 입사 후 KT가 사업자로 선정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인터넷전문은행에까지 미치고 있다. KT 계열의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설립 인가에 최 씨 측근인 차은택 감독 등이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업계는 황당한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당국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18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의 국정농단 파문이 인터넷전문은행 문제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공격의 신호탄을 울린 것은 국회였다.

   
▲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인터넷전문은행에까지 미치고 있다. 사진은 임 위원장이 지난 3월 서울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 내 K뱅크 준비법인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준비상황점검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디어룸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국민의당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과정에서 당초 카카오와 인터파크 컨소시움이 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높았다"며 "마감 2주 전에 부실한 심사보고서로 합류한 KT가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에 대한 의혹이 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심 의원은 "최순실 씨 최측근인 차은택 씨가 인사 청탁을 해서 이동수 전무가 KT에 들어가게 된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 "KT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 등과 최순실 게이트가 연결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 

차은택 감독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동수 KT 전무(현재는 퇴사)는 차 씨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취임하기 2개월 전(작년 2월)에 KT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했다. 같은 해 11월 이 씨는 광고를 총괄하는 IMC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무렵 KT가 지분의 8%를 보유하고 있는 K뱅크는 카카오뱅크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 전무의 활동시기와 K뱅크 인가 시기가 겹치는 와중에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 

현장에서 질문을 받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순실 게이트 연관설'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임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외부심사위원이 만든 안을 금융위원회가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며 "결코 인가 과정에서 (최씨 측근의 개입과 같은) 다른 요인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금융위 측 설명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평가‧선정 과정에는 외부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가 주된 역할을 담당했다.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해 금융위에 권고한 것을 금융위가 그대로 수용했기 때문에 최씨 주변 인물들의 개입 여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골자다. 

금융위 한 관계자 또한 "원천적으로 외부개입이 불가능한 구조 속에서 평가작업이 이뤄졌다"면서 외압설을 일체 부인했다. 

그러나 금융위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KT 측도 이동수 전 전무의 거취와 관한 해명자료를 내기에 이르렀다. KT 관계자는 "이 전 전무는 광고마케팅 쪽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쪽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치권이 부족한 증거를 가지고 무리한 공세를 펼쳤다는 비판과 '여전히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든다'는 의심이 공존하고 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드러난 상황만을 놓고 봤을 때는 금융위 쪽 해명에 더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최씨 일가가 워낙 여러 곳에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추세라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의 총아이자 금융산업의 미래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K뱅크가 본인가 획득을 앞두고 있으며 카카오뱅크는 내달 중 본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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