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안보라인에 초강경파 3인이 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현지시간) 제프 세션스(69·앨라배마) 상원의원을 초대 법무장관, 마이클 플린(58)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오(53·캔자스) 하원의원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각각 발탁했다.

대표적인 매파 트리오로 불리는 이들은 핵심 요직에 배치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추방과 특정 국가출신자 입국 제한 등 집권 초반부터 강경한 테러·불법이민 대책을 밀어붙일 것을 예고했다.

특히 국가안보보좌관에 낙점된 플린 전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가장 대표적인 외교·안보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플린은 트위터에 ‘무슬림에 대한 두려움은 합리적’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영상을 올려 논란을 빚었고,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클린턴을 감옥에 가두자”는 구호를 연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방미 중인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대표단은 이날 플린 전 국장을 만난 뒤 워싱턴특파언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플린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핵 문제를 우선 순위로 다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차장은 “플린 내정자는 한미동맹을 ‘핵심 동맹’(vital alliance)으로 표현하면서 동맹 기조를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미동맹에 대해 ‘핵심’(vital)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 내정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북한의 위협이 커졌다”면서 “차기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나가겠다. 한미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진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조 차장은 플린 내정자에게 “대북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 있다. 하지만 대화가 안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기 때문 아니냐”면서 “오늘 대화에서 ‘비핵화 대화의 문이 열리면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과 북한의 위협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평가 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 차장과 플린 내정자와의 대화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주한미군 감축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조 차장이 “한미 경제통상관계는 동맹의 중요한 축으로서 2012년 발효 이래 양국 모두의 상품, 서비스, 투자, 일자리 창출에 있어 호혜적으로 작동해 온 ‘윈윈 관계’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조 차장은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면서도 “미측 인사들로부터 ‘정상 간의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는 얘기는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플린은 지난달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관련해 “현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된다. 김정은 위원장과 경제적 거래를 할 생각은 없다”며 “중국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그는 “한국이나 일본은 전화(戰禍)에 휩쓸린 70년 전과 같은 경제 상황이 아니라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며 미군 주둔비용 증액을 요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자의 안보팀의 면면에 대해 CNN은 “트럼프가 대선 캠페인에서 내세운 강경 어젠다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며 “타협을 모르는 3명의 국가안보주의자들의 발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와는 완전히 달리 국가안보를 더욱 보수적으로 담당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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