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정 기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순실 사태로 충격받은 대다수 국민들이 침묵하는 동안 야당과 일부 언론이 최순실 추문에 박근혜 정부를 뒤섞어 ‘괴물 세상’을 만들어버렸다.

영국 보수주의 정치가인 에드먼드 버크의 말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는 모두 소멸하고 그 자리에 만들어진 괴물들의 세상’과 같아 보인다. 비선실세 국정개입은 ‘주술정치’라는 추문으로 전 세계에 퍼졌고,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 검찰수사가 이어지면서 한달 넘게 국정마비를 불러왔다. 

주말마다 도시를 덮을 기세로 촛불집회가 열리고 여기에는 중고등학생은 물론 유모차를 이끈 가족, 부모의 손을 잡은 초등학생이 포함돼 저마다 ‘대통령 하야’ 피켓을 들었다. 물론 집회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국의 노조단체가 기획하고 주도하고 있으며, 인기 있는 가수와 연예인을 동원해 화려한 무대도 마련했다. 야당 대권주자를 비롯한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하고 있다.    

버크의 일침처럼 “과격파는 화가 나서 나머지 국민들보다 더 큰 소리로 강력하게 발언”하고 있다. 버크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모두를 대변한다고 여겨서는 결코 안된다”고 말했지만 이미 이번 사태를 ‘최순실 추문’과 ‘샤머니즘 프레임’으로 주도해온 야당은 국민의 분노를 한껏 끓어올린 상황이다.

냉철하게 최순실 게이트는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과 미르·스포츠K 재단의 강제모금 및 유용 여부이다. 하지만 야당은 사태가 불거지자마자 즉각 허위 막말을 만들어냈고, 이 때문에 대한민국 사회는 이성을 잃은 상태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되지 않는 한 헌법 절차에 따라 탄핵의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야당은 ‘대통령 퇴진’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우리의 목표는 대통령 퇴진 저 너머에 있다”고 말한 것처럼 야당의 정치적 셈법이 깔린 것이다.

지금과 같은 ‘괴물 세상’은 차기 대선에서 야당을 유리하게 만들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신들린 듯 온갖 막말을 동원해 조롱정치를 펴고 있는 이유이다. 추 대표는 이번 사태 초기부터 “주술정치” “꼭두각시 대통령”이란 말을 공식 국회 회의석상에서 내뱉었던 장본인이다.
 
추 대표는 최근까지 국회에서, 집회에서, 페이스북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막말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비판처럼 신들린 막말 공세로 정국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추 대표는 19일 4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백만 촛불 민심은 1초도 박 대통령 국민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선동했다. 

   
▲ 19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시국집회에 지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민주화대성회'를 재현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횃불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전날인 18일에는 “그저 주사가 더 좋고 안타까운 생명, 꽃다운 생명이 스러져가도 정신이 몽롱해서 국정 지휘를 못한다면 그냥 내려오라”고 했다. 지난 세월호 사건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이 논란이 된 것을 겨냥해 “주사를 맞아 정신이 몽롱했다”면서 확인되지 않는 루머를 키워왔다. 

현 정부 규탄 집회장에서는 “세월호 아이들이 죽어갈 때 조카딸 정유라만 챙겼다”거나 “샤머니즘으로 통치해 국격을 떨어뜨려 수치스럽다” “최순실이 챙겨주는 색색옷 입고, 최순실이 써준 대로 행동하고 웃으며 해외순방을 다녔다”며 박 대통령을 조롱했다. 지난 1일 한 토론회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이제 마치 엿 먹어라 하는 불통의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개각을 발표했다”는 말로 추 대표의 인격을 의심케 하는 발언도 일삼았다.  

국회 최고위원회의 공식 발언도 가관이다. 18일 국회에서 “대통령이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 참으로 무지막지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시중에서 돌고 있는 찌라시 정보를 언론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내뱉은 것이다. 지난달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박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대한민국 국권과 국헌을 사교에 봉헌했다. (새누리당은) 국권을 사교에 봉헌하도록 방조하고 울타리 쳐 준 공범집단”이라고 했다.

추 대표는 최순실 사태 처음부터 “이건 독재가 아니라 한마디로 무서운 신정정치”라거나 “최순실과 심령 대화를 했던 대통령” “사교 교주에게 나라를 헌납해온지 4년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오물 같은 곳에 다시 집을 짓겠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최순실은 권력의 괴물’, ‘박근혜 대통령의 폐쇄적 리더십이 괴물 최순실을 키웠다’며 현 사태를 해설하고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가 이번에는 측근 최순실로 바뀌었을 뿐이다. 또 역대 정권마다 대기업에서 모금한 기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국가사업을 한 일도 처음은 아니다.

어느 정권보다 깨끗할 것으로 기대한 박근혜 정부에서마저 비선실세가 존재했고, 국정을 농단했고,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면 엄단해야 한다. 차후 어느 정권도 감히 이런 농단과 비리를 저지르지 않도록 엄정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헌법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유민주국가는 법치주의 위에서 완성되어야 하고, 이는 자유를 내세운 전횡을 막기 위한 것이어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전직 대표이자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 신분으로 장외투쟁에 참가해온 문재인 전 대표는 한달째 국정마비 사태가 이어진 사태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일에도 부산 촛불집회 현장에서 “이 정도면 이승만도 하야했다”는 말로 또다시 헌법정신을 짓밟았다. 게다가 문 전 대표는 이날 대중을 향해 "우리의 목표는 대통령 하야 저 너머에 있다"고 외쳤다. 

‘차라리 박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보수우파 국민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해온 문재인 전 대표는 역시 반쪽자리 대통령 후보에 지나지 않았다. '괴물 세상' 만들기로 국정마비를 불러온 야당은 주말마다 즐기는 대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고, 그 중심에 유력 대권후보 문재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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