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스포츠악 척결 체육단체 통합 성과, 직권남용 제2변양호 신드롬 우려
지금은 돌풍과 우박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벼락과 천둥도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습니다.

민중의 분노를 등에 업고 거대한 마녀사냥과 인격살인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혹독한 풍파는 한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모두가 당신에게 돌멩이와 짱돌을 사정없이 던지고 있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가고 있는 것 같을 것입니다.

그동안 술한잔하면서 지냈던 체육기자와 언론인들마저 독화살을 쏘아대고 있습니다. 평소 체육계 비리 개혁 등에 공감했던 언론인들이 비수를 꽂고 있습니다. 기자들 대부분이 원래 그렇습니다. 밥과 술 얻어먹고, 골프 접대받을 땐 칭송이 자자합니다. 갑자기 취재원이 불우한 처지에 놓이면 하이에나로 전락합니다. 당신 카드로 술밥과 골프접대를 받았던 언론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당신을 변호해줄 언론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전국 6000개나 되는 허다한 언론매체들이 당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황당한 소설과 작문, 찌라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약물복용으로 메달을 박탈당한 박태환과 관련한 어뷰징 기사들도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박태환은 어떤 선수입니까? 약물복용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지 않습니까? 그가 이젠 당신을 조롱하는 이야기도 합니다. 박은 공정경쟁과 페어플레이 올림픽정신을 위반했습니다. 후배선수들이나 자라나는 새싹들에게도 부끄러운 짓을 했습니다. 이런 부정선수가 설령 구제받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들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문체부나 체육계는 약물복용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안된다는 확고한 방침이 있습니다. 박의 출전 제한은 대한체육회 방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박은 당신이 리우올림픽 출전을 막았다고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리우에 가기전에 국제스포츠중재기관에 제소하는 등 정치인 뺨치는 로비를 해서 올림픽에 나가려 했습니다. 정작 리우에 가선 전종목예선탈락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쓴웃음만 안겨줬지요.

당신에 대한 마녀사냥 글들을 읽어볼 까요? 한 일간지 체육기자는 당신이 최순실의 심기경호를 했다고 매도합니다. 어느 체육계 인사는 당신이 "우리나라 체육을 40년이상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모 체육학과 교수는 심지어 당신에 대해 "체육인의 탈을 쓴 악마"라고 극단적인 저주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억울해도 인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해명을 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찌라시언론과 편파종편에 깊숙이 세뇌당해 있습니다.  

개혁이란 원래 그렇습니다. 끔찍한 고토을 수반하는 껍질을 벗기는 작업입니다. 얼마나 저항과 반발이 거세겠습니까? 각종 비위와 비리혐의로 개혁 대상이 된 사람들은 독기를 품습니다. 입에서 나온 독설은 거대한 바이러스가 됩니다. 기자와 체육계에 급속히 확산됩니다. 당신이 현직에 있을 땐 저주의 바이러스가 일시 진정됐습니다. 위풍당당했던 모습이 사라진 당신을 보면서 숨죽였던 불만세력들이 일제히 전면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신이 추진했던 체육계 4대 비리악 척결은 시대적 과제였습니다. 체육계야말로 가장 썩은 곳이 아닙니까? 협회 간부들의 조직 사유화, 성폭력, 입시비리, 승부조작 등 스포츠비리는 곪을대로 곪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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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인사들의 고질적 비리와 자금 횡령, 선수 부정선발, 승부조작, 성폭력은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당신은 박근혜정부로부터 체육계 고질적 비리를 개혁하라는 특명을 받았습니다.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스포츠산업을 고부가가치하고, 청년 일자리창출의 보고로 탈바꿈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체육계 비리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비리온상인 모 협회인사들의 비리를 살펴 봅시다. 모 전무는 특성 사설클럽 선수들을 국가대표와 후보선수로 선발해주는 대가로 2억3000만원을 받아 배임죄로 기소됐습니다. 또 국가대표 감독에게 감독직 유지를 대가로 상납을 강요했다가 배임수재(기소액 1억원)로 처벌받았습니다.

모 시설이사는 전국소년체육대회 훈련비 6억9000만원을 차명계좌로 횡령했다가 철창행 신세가 됐습니다. 이 사람은 전국체육대회 훈련비를 지원받아 허위 훈련계획서를 제출한 후 5억원을 꿀꺽했습니다. 다른 간부들도 비슷합니다. 협회 운영비및 훈련비 횡령, 자격이 안되는 선수 선발, 납품업자로부터의 금품수수, 국가대표코치 선발 부정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비리가 만연돼 있습니다.

비단 이 단체만 비리가 있겠습니까?  이 단체 임원은 지금 체육계에서 큰 감투를 얻어 활동중에 있
습니다. 체육계의 도덕적 해이와 환부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만합니다.

당신은 스포츠4대악 척결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비리신고센터를 설치해 비리 제보를 바탕으로 비리연루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했습니다. 재임 3년간 체육계의 고질적인 비리는 상당부분 개혁됐습니다. 아직도 비리가 완전히 척결된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만 해도 당신의 큰 공헌입니다.

체육단체를 통합한 것도 업적입니다. 불가능한 것을 이뤄냈습니다. 올들어 통합체육단체가 출범했습니다. 박근혜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장관과 차관이 합심하여 통합을 성사시켰습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협회는 각각 엘리트선수 육성과 저변의 생활체육을 담당했습니다. 두 단체 통합은 스포츠선진화를 위해 필요했습니다. 두 단체는 정부로부터 수천억원의 국민혈세를 지원받습니다. 혈세를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통합은 절실했습니다. 

통합은 의원들이 먼저 추진했습니다. 체육계 출신인 민주당 안민석의원등이 통합법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정부가 강제로 밀어부친 것은 아닙니다. 안의원이 돌연 통합 반대로 돌아서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지요.

당신은 법에 명시된 일정대로 통합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협회 리더들과 부단히 소통했습니다. 두 단체 간부들은 합치는 것에 결사반대했습니다. 두단체가 하나로 되면 인력구조조정과 사업축소가 이뤄지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단체통합을 반대하는 인사들이 당신에 대한 온갖 루머와 악담을 퍼뜨렸습니다.

협회인사들은 자기밥그릇 줄어들까봐 걱정했습니다. 야당의원들을 등에 업고 반대로비를 맹렬히 벌였습니다. 국회 교문위 상임위와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은 당신에게 통합을 포기하고, 연기하자는 식의 공세를 펼쳤습니다. 안의원의 경우 자가당착적 행태를 보인 셈입니다. 당신의 뚝심과 추진력이 아니고선 통합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최순실 사건이후 언론은 당신을 '스포츠대통령', '체육계 황태자'등으로 거창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재임기간에도 실세차관으로 불렸죠. 문체부 예산을 따낼 땐 ‘실세차관’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웃기도 했죠.

당신은 개혁차관이었습니다. 다른 차관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왕성하게 일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정책이슈들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을 벌였습니다. 부유한 집안덕에 나라카드보다 당신 카드를 숱하게 썼습니다. 자기돈으로 기자와 간부들 밥사고 골프접대한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국민들은 세금을 한푼이라도 아낀 당신에 대해 감사해야 하죠.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당신은 이제 영어의 신세가 됐습니다. 온 국민을 분노케 하는 최순실과 엮이게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사안이 불거졌을 때, 최를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고 해명한 것을 믿고 싶습니다. 찌라시에 부인이 최가 주관하는 팔선녀 멤버라는 루머가 나돌 때 황당무개하다며 분개했었죠. 언론에 따르면 검찰 조사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소개로 만났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어느 게 진실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는 당신이 최순실의 심기경호, 최순실의 비리에 가담한 부역자라고 단죄하는 언론의 매도에 전혀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체육계의 고질적인 비리 개혁과 체육단체 통합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한 차관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K-스포츠재단은 태권도등의 세계화와 선진화, 차세대 인재육성을 위해 발족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대통령이 국정과제를 수행하기위해 기업들의 참여와 협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재단입니다.

검찰이나 언론이 단정하듯 최순실의 개인 재단이 결코 아닙니다. 재단 돈을 한푼도 빼가지 못했다는 당신 주장도 100% 맞습니다. 문체부의 관리감독을 받는데다, 이사진들이 꼼꼼하게 집행내역을 심사하기 때문입니다. 모금과 집행 내역은 국세청 홈페이지에 매년 공개됩니다. 투명하게 모금되고 집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관광산업의 선진화와 요우커 대상 저가관광 근절을 위해 헌신한 차관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개혁은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소신과 강단, 결기, 애국심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정통관료들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은 '어공'(어쩌다 공무원된 사람)이기에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스포츠4대악을 청소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체육계 비리를 개혁하고 장렬히 ‘전사’한 것같습니다.

개혁과정에서 당신은 거침없는 언사로 체육계인사들에게 상처를 준 면도 적지 않습니다. 성격이 워낙 화통하고, 직선적이어서 그럴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같은 상처들을 줬다면 당신이 평생 갚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공무원에 대한 직권남용죄 적용은 논란이 가장 심한 죄목입니다. 관료에 대해 처벌발한 만한 것이 없을 때 들이대는 죄목입니다. 차관같은 고위공직자는 모든 국정사안에 대해 부처간,이해관계자간 조정하고, 지시하고, 협조를 구하기 마련입니다.

고유한 정책업무에 대해 문제가 불거지면 직권남용으로 몰아가는 것은 후유증이 큽니다. 기업인에 대해 배임죄를 적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배임죄는 검찰이나 판사에 따라 판결이 달리 나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문제많은 죄목이 배임죄와 공직자 직권남용입니다. 만약 정당한 업무수행을 직권남용으로 단죄한다면 그 부작용은 심각합니다. 여론기소와 구속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런 식이면 관료들이 일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개혁작업을 주저할 것입니다.

'접시'를 절대 깨뜨리지 않을 것입니다. 피해자와 반발자가 나오는 정책추진은 기피할 것입니다.
관가에 '변양호신드롬'이 더욱 팽배해질 것입니다. /최동만 칼럼니스트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