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차그룹의 배당수준이 삼성 등 30대 그룹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오히려 다른 그룹 평균 배당수준보다 높았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3일 발간한 '30대 기업집단 지배구조 보고서-현대자동차'에서 "현대차그룹의 총 현금배당성향은 19.6%(2015년 기준)로 국내 30대 그룹의 평균(26.9%)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이노션 등은 타 계열사 대비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23.29%)와 이노션(2.0%)의 배당성향은 각각 42.5%, 32.9%로 30대 그룹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특히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2014년 13.0%에서 작년 42.5%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645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현대글로비스는 1125억원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노션 배당성향도 30대그룹 평균보다 높았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계열사 간 순환출자고리로 연결된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이 작년에 자기주식을 취득했고, 그룹 계열사 중 주력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차도 2년 연속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있다"며 "일련의 자기주식 취득은 최근 경영권 승계과정에 있는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설립 등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고려한 과정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룹 내 상장기업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를 살펴보면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기업은 현대모비스인데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에 지분이 없다"며 "향후 정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주력 기업의 지분 확보와 관련된 지배구조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이 낮아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대차그룹 내부지분율은 53.4%로 안정적이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 지분율은 4.1%에 불과하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직접 지분 매입보다는 주력 상장기업(현대차·기아차)을 인적분할해 이 중 투자부문회사와 지배주주(정의선)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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