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로 인해 급반등했다.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나스닥지수는 약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는 전날보다 28.18포인트, 1.53% 오른 1873.91로 거래를 마쳐 2거래일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장중 한때 1876.23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우지수도 전날대비 227.85포인트, 1.41% 상승한 1만6395.88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74.67포인트, 1.75% 오른 4351.97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0년4월7일(4446.45)이후 13년11개월만에 최고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완화된 게 호재가 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자국 군에 복귀 명령을 내림에 따라 크림 반도를 둘러싼 군사충돌 위기가 한고비를 넘겼다는 분석이다.

그린우드 캐피털 어소시에이츠의 월터 토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증시에 확실히 반등 내지 '안도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인접 군사훈련 병력엔 복귀 명령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기자회견 몇 시간 전에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근접한 서부 러시아 지역의 군 병력에게 기지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반정부 세력에 의해 축출된 이후 푸틴 대통령이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군사력의 사용은 극단적인 경우"라며 "현재로서는 파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개입도 국제법 내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쟁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가져오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크림반도의 미래는 크림반도 주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러시아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권리가 있다"고 말해 유사시 무력 개입을 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어 "야누코비치만이 우크라이나의 유일하고 합법적인 대통령"이라며 "현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반헌법적인 쿠테타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군이 크림 반도에서 완전 철수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할 방침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약 1조700억원) 규모의 대출 담보(loan guarantee)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퀄컴 상승…라디오쉑 급락

이날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의 10개 산업 분야가 모두 상승했다.

종목별로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2.06% 올랐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무인비행기 제조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칩 제조업체인 퀄컴(Qualcomm)은 배당금 인상 및 자사주 매입 소식에 3.37% 상승했다. 퀄컴은 이날 분기 배당금을 주당 0.35달러에서 0.42달러로 20%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도 밝혔다. 기존에 매입 계획에 있던 28억 달러를 더하면 총 78억 달러 규모다.

반면 미국 전자제품 판매업체 라디오쉑(RadioShack)은 4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에 못 미친데다 1100개 매장을 폐쇄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17.28% 급락했다. 라디오쉑은 지난 2년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판매 전략을 펼쳤지만 매출을 개선하지 못하고 손실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