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대통령 뇌물죄혐의 대기업 무차별수사,이미지훼손 경영마비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왜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는가"

재계가 일하게 해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주요그룹들이 최순실게이트에 휘말려 패닉상태에 빠졌다. 박근혜대통령을 뇌물죄로 엮으려는 검찰의 집요한 시도가 재계를 잔뜩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박대통령과 검찰의 오기싸움에 애꿎게 재계가 전례없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검찰은 자고나면 주요그룹들을 덮치고 있다. 오너와 최고경영자, 그룹본부, 계열사들을 닥치는대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삼성에는 검찰 수사관들이 지난 보름새 3번이나 급습했다. 이재용부회장이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과 일부 계열사 사장들이 줄줄이 서초동 검찰청사에 불려갔다.

24일에는 SK그룹 본사와 롯데그룹 본사가 희생됐다. 관세청의 신규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박대통령에 대한 로비의혹을 수사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서린동 SK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시간에 최태원회장은 중동 사우리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석유회사 최고경영자를 만나고 있었다. 중동에서 석유 에너지협력을 넘어 소비재 정보통신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를 찾아보자는 포석에서다.

롯데는 올들어 12번이나 털렸다.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이 임직원사이에서 터져나온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후 검찰은 총수와 최고경영자들, 그룹본부, 계열사들을 강압수사했다. 사상 최대규모의 수사인력이 동원돼 이잡듯 뒤졌다. 이 와중에 롯데의 간판 전문경영인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하는 비극까지 겹쳤다. 그는 유서에서 “비자금은 없다”고 했다. 죽음으로 검찰수사에 항변했다. 

   
▲ 검찰이 삼성에 이어 24일 SK 롯데등을 강압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댓가로 면세점 면허로비를 했는지 수사하기위한 차원이다. 검찰의 무차별 수사로 인해 재계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대외이미지 실추과 경영차질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연합뉴스

SK와 롯데는 지난해 11월 면세점 허가심사에서 탈락했다. 두산과 신세계가 신규 특허를 얻는 동안 롯데 잠실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호텔 면세점은 고배를 마셨다. 롯데는 잠실월드점 새단장을 위해 4000억원의 투자를 마친 상태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신동빈회장과 형 신동주 전SDJ부회장간의 경영권분쟁이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롯데와 SK는 12월 중순 추가 특허 심사에서 명예를 회복하기위해 절치부심해왔다.

검찰이 쓰라린 고배를 마신 SK와 롯데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깐 이마를 까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박근혜-최순실의혹을 규명하더라도 재계에 미치는 파장은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통령을 피의자로 엮기위한 증거를 찾는다고 글로벌그룹을 아무 때나 혼내고, 벌주고, 망신주는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검찰은 지난해 7월 박대통령과 독대한 총수들을 집중적으로 타깃으로 하고 있다. 모두 9명이 청와대를 예방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회장 구본무 LG회장 신동빈 롯데회장 허창수 GS회장 김승연 한화회장 조양호 한진회장 손경식 CJ회장등이다.

검찰은 총수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댓가로 그룹민원과 이권을 챙긴 것으로 간주하고 혐의점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에 대해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 국민연금의 찬성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 있다. 면세점탈락에 따른 명예회복을 노리는 SK와 롯데에 대해서도 뇌물죄혐의를 케고 있다.    

검찰 조직을 보호한다고 한국경제의 성장엔진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재계는 재계창구 전경련의 가이드라인대로 그룹규모별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분담금을 냈다. 박대통령이 국정과제인 문화융성과 한류세계화를 위해 동참하고 협조해달라는 데 이를 거부할 총수가 없을 것이다.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등 역대대통령도 재벌총수들에게 공익사업과 재단 설립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이제와서 재계의 공익사업 출연에 대해 뇌물죄로 엮으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편향수사 논란이 불가피하다. 

   
▲ 검찰 특별수사본부 이영렬 본부장이 지난 13일 최순실게이트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대통령을 최순실과 공모자로 단정, 국가원수를 피의자로 간주했다. /연합뉴스

검찰의 무자비한 압수수색은 그룹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 '한국기업=부패기업'의 낙인이 찍힌다. 글로벌 현장을 누비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비즈니스를 하는 데 치명타가 된다. 갈수록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확산된다. 간판기업들의 주가가 외국경쟁사에 비해 떨어지게 된다. 국부가 줄어드는 것이다. 국민경제에 심각한 차질을 준다. 월가의 전주들이 한국기업들에게 투자할 때 다른 경쟁국기업보다 가산금리가 올라간다.

10대그룹은 안방기업이 아니다. 그들의 움직임은 CNN과 BBC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통해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타전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검찰이 삼성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검찰이 삼성을 덮쳤다"며 비중있게 보도했다.

한국 글로벌기업들은 전 세계 기업들과 수많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총수들과 최고경영자들은 수출입, 납품, 전략적 파트너십, 인수합병, 신시장개척 등을 위해 주요국가들을 수시로 누빈다. 글로벌 주요 최고경영자들과도 만난다. 외국 대통령과 총리 등 정상들과도 회동해 투자문제를 협의한다.

삼성 이 부회장과 현대차 정회장, SK 최회장, LG 구회장의 영향력은 박대통령을 능가한다. 외국에선 한국 국가원수나 총리, 장관동정보다 재벌총수들의 움직임을 더욱 주시한다. 외국언론입장에선 한국정치권과 검찰이 지지고 볶든, 이전투구를 벌이든 관심을 갖지 않는다.

외국투자자와 다국적기업들은 정치권과의 뇌물 스캔들 연루된 기업들과의 협력이나 제휴를 하는 데 매우 신중하다. 기관투자자들은 부패스캔들과 연관된 기업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최고경영자 퇴진등을 요구한다.
 
검찰의 무자비한 재계 급습은 외국투자자들과 기업들의 우려를 증폭시킨다. 한국의 간판기업들이 부패그룹으로 낙인찍힐 수 있는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이건 아니다.

김영삼정부 시절 30대그룹총수들이 모조리 검찰청사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김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하는 과정에서 총수들이 대거 수행했다. 현지 언론에선 한국의 '범죄그룹총수들'이 들이 몰려왔다고 보도했다. 국가망신이었다. 
 
연말은 가장 바쁜 시기다. 올해 사업목표를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계획 수립과 인사등을 준비하는 대목이다. 검찰의 최순실게이트 수사는 재계의 경영을 마비시키고 있다.

검찰은 국가경제도 생각해서 스마트한 수사를 했으면 한다. 글로벌기업들이 더 이상의 이미지 타격과 경영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글로벌 기업최고경영자들이 낙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럴려고 한국에서 사업보국을 하는 가”라는 장탄식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