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재산형성 지원을 위해 도입된 재형저축펀드(이하 재형펀드)가 출시 1년 만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재형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총 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형펀드가 출시된 지난해 3월 유입액 99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으로 급감한 것이다.

재형펀드란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연간 1,200만원을 투자하면 이자·배당소득(15.4%) 등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재형저축의 한 종류다.

연 4%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재형저축적금(재형적금)과 달리 재형펀드는 국내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펀드 운용성과에 따른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재형펀드에 대한 자금유입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3월 99억원에서 6월 64억원 → 9월 50억원 → 12월 48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 1월에도 유입액이 45억원에 머물렀다. 재형펀드가 대부분 적립식 투자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지 고객만 있을 뿐 신규 고객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이처럼 재형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세제혜택' 매력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이긴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이미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어 굳이 재형펀드를 찾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비과세 혜택의 의미가 있는 해외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로 발을 돌려야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까지에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것도 투자 유인을 떨어뜨리는 이유다.

현재 판매 중인 재형펀드 68개의 평균 수익률은 3.08%(지난 3일 기준)로, 2~3%대 수준인 시중금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운용 규모가 383억원으로 가장 큰 한국투자밸류자산의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채권혼합형)'이 7.42%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KB자산운용의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권혼합형)'는 3.00%를 보이고 있다.

반면 10억원 이상 운용펀드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재형아세안자1'(-4.69%)와 '삼성재형차이나본토자1'(-14.71%),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재형삼성그룹자'(-1.87%)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