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신동빈 박대통령 독대 면세점로비 수사 "로비없다" 강조
   
▲ 이의춘미디어펜 대표

"가라고 하는데로 갔더니 낭떠러지였다."

SK그룹 임원이 자조적으로 한 말이다. 검찰은 지난주 SK와 롯데그룹의 전격 압수수색했다.

두 그룹은 공교롭게 지난해 11월 면세점 면허 경신에서 탈락했다. 12월로 예정된 면세점 추가 승인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한다는 이유에서다.

두 그룹은 박근혜대통령의 국정과제인 문화융성 한류세계화와 관련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 SK는 111억원, 롯데는 45억원을 냈다. 출연금은 재계창구인 전경련의 배분방식에 따라 이뤄졌다. 전경련은 그룹매출과 재계위상을 감안해 역대 대통령들의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공익 재단설립 출연금을 그룹별로 할당해왔다.

검찰은 최태원회장과 신동빈회장이 지난 2월과 3월에 박근혜대통령과 독대한 것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총수가 박대통령의 독대를 통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 두 그룹 본사와 기획재정부, 관세청에도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SK그룹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탈락한 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신규면허를 따낸 그룹은 놔두고, 되레 눈물의 고배를 마신 기업을 뒤지는 것은 상처에 소금뿌리는 격이라고 항변한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잠실롯데월드 면세점은 중국 요우커등을 대상으로 매출확대를 위해 4000억원이상 들여 개보수를 했다. 면세점 면허 갱신심사에 졸지에 탈락하면서 수천억원의 투자금이 무용지물이 됐다.

신회장은 형과의 분쟁, 검찰 수사등에 따른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든 게 자신때문이라고 임직원들을 달랬다. 워커힐면세점도 당시 최회장과 최재원부회장이 펀드횡령 혐의로 고초를 겪은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처럼 보였다.
 
SK워커힐 면세점과 롯데 잠실월드타워면세점의 종업원은 각각 1300명, 1000명이었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직면했다. 조중동 등 언론은 당시 관세청의 오락가락 면세점 정책을 집중적으로 난타했다. 일자리를 창출해도 모자랄 판에 기존 정규직 종업원 수천명의 일자리를 한순간에 날렸다고 융단폭격했다. 면세점 면허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한 것도 뭇매를 맞았다.

   
▲ 검찰이 면세점 재허가를 추진해온 SK,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박대통령과 두그룹 총수 독대에서 면세점 로비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두 그룹은 지난해 면세점심사에서 탈락한 업체를 대상으로 수사하는 것은 상처에 소금뿌리는 격이라며 답답해하고 있다. /청와대홈페이지

전문가들과 언론은 면세점정책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면세점 면허기간을 10년으로 복원시키고, 면세점을 더욱 늘려 관광객을 대상으로 수출확대와 일자리창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관세청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부랴부랴 추가 면세점 허가방안을 마련했다. 내달에 두 개 업체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은 관세청의 추가 선정 발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검찰은 최회장과 신회장의 청와대 독대를 대통령의 뇌물죄를 엮기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듯하다. 면세점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받기전까지는 계속 압박할 듯하다.

재계3대, 5대그룹총수가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그룹이권을 챙겨달라고 부탁했을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이 부른 만큼 문화융성과 한류세계화 등 국정과제에 대해 동참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은 또 투자와 일자리창출에 두 그룹이 적극 나서달라는 당부를 했을 것이다.

두그룹 총수는 국정과제에 협조하고, 투자와 일자리창출에 적극 화답하겠다는 답변을 했을 것이다. 

두 총수가 뒤늦게 독대한 것은 지난해 총수독대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은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의 삼성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회장 구본무 LG회장 허창수 GS회장 김승연 한화회장 조양호 한진회장 손경식 CJ회장 등 7명의 총수와 잇따라 독대했다.

최회장은 당시 영어의 신세였다. 매출 200조원가량하는 그룹총수가 고작 400억원대 펀드자금 입출입 문제로 2년가량 수감중이었다. 30대그룹 총수가운데 최장수 영어신세를 겪었다. 최회장은 지난해 연말에야 겨우 사면복권을 받아 경영에 복귀했다. 형량을 거의 다 채운 상태였다. 박대통령이 특별히 은전을 베풀었다고 할 수도 없었다. 신회장은 국내에 없었다.

검찰이 두 그룹의 면세점사업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것은 박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하기위한 증거찾기위해서다. SK나 롯데는 면세점 허가를 바라고 독대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미르재단등에 출연한 것도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삼성도 최순실 딸 승마선수 정유라에게 3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삼성은 당초 정유라 등 승마유망선수 5~6명에 대한 지원명목으로 35억원을 줬다. 후에 최순실이 지원대상 유망 선수 선발을 연이어 훼방했다. 최순실이 자신의 딸 정유라만 지원받게 했다. 삼성도 최순실의 교묘한 농간에 당한 셈이다.

   
▲ 재계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를 규명한다는 명분하에 벌어지는 정치권 검찰의 비난공세와 강압 수사에 대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그룹본사를 해외이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표출한다. /연합뉴스

검찰의 삼성에 대한 수사는 파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1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당시 찬성한 것도 의혹의 대상이다. 박대통령과 이재용부회장간의 지난해 7월 25일 독대에서 삼성의 국민연금 찬성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삼성은 검찰의 잇단 수사와 압수수색에 대해 마치 "없는 사실을 진술하라고 강요하는 것같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청와대독대가 최순실게이트에서 재계총수를 괴롭히고 있다. 박대통령과 검찰간의 기싸움에서 총수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총수들은 검찰 수사에 이어 조만간 임명되는 특검수사도 받아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총수 7명이 국회 특조에 불려가 의원들의 호통치기와 추궁 괴롭힘을 당해야 한다.

3류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세계11대 경제대국답지 않다. 후진적인 모습이 전세계를 타고 방송될 것이다.

글로벌그룹 총수들을 욕보이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검찰, 정치권 할 것 없이 한국경제 리더들을 정쟁과 권력다툼의 희생양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모그룹 사장은 "이럴려고 한국에서 힘들게 사업하나"라고 반문하고 있다. 그는 요즘 신문 방송을 보지 않는다고 했다. 찌리사와 저널리즘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한탄했다. 그는 재계를 죽이는데만 골몰하는 한국현실을 보면 "본사를 실리콘밸리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검찰, 정치권은 황금알 거위를 괴롭히는 부작용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글로벌그룹과 총수들을 언제든지 때리고 혼내고 추궁하고 욕보이는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한국경제를 죽이는 것이다. 국가브랜드와 재계이미지를 실추시킨다. 한국제품과 주가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정부가 가라는데로 갔더니 그 길은 낭떠러지였다"는 재계인사의 절규가 가슴에 와닿는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연말에 재계가 잔뜩 움츠리고 있다. 한국경제를 죽이는 치명적 바이러스가 정치권 선동언론 검찰권력에서 마구 뿌려지고 있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