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백훈 하모니십 연구소 대표·철학박사
어릴 적에 지식인의 한사람으로 따랐던 함석헌의 시 '그대 그런 사람 가졌는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많이 회자되었던 내용이다. 지금 95%가 국민여론이라면서 모든 언론이 적법 절차가 아닌 떼법의 광란을 유도하고 있다. 소위 주류 언론과 종편이 모두 소설과 같은 기사를 아무런 죄의식조차 없이 쏟아내고 있다. 촛불 여론에 밀려 자금 '아니오'라는 언론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나마 조갑제 닷컴, 정규재TV 등 몇몇은 냉정을 잃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절망의 늪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용기 있는 언론인 조갑제는 지금 이 시대를 '언론의 난'이라 명하였다. 점잖은 표현이다. '00 난(亂)'이라 하면 그래도 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가렴주구(苛斂誅求)한 조병갑을 목표로 한다든지 무언가는 억울한 입장과 적법한 절차의 수단이 없을 때 최후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언론과 소위 지식인들의 포플리즘, 카더라이즘은 악마가 쓴다 하더라도 그에 못 미칠 것 같다. 지금 이 시대는 그야말로 '언론광란'의 시대이다.

"검찰 10초만 공개해도 촛불이 횃불 된다" 기사는 어디에도 검찰의 발표라는 출처불분명의 일방적 기사이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쏟아지는 대부분의 기사가 그렇다.

더 웃기는 기사는 "촛불시위 시간에 김진태의원 사우나"를 했다고 비난한 기사다. 이 기사를 보면서 실소를 참지 못했다. 촛불이 켜져 있는 시간에는 김진태 의원은 영원히 목욕을 해서는 안 되는건가. 비난을 위한 비난이요. 턱없는 트집잡기를 넘어 그야말로 코미디다.

이런 코미디 감도 아닌 내용의 기사가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 웃지 못할 희극이요, 국민 모두를 여론이라는 떼법으로 매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침묵하고 있다. 그들은 감정에 휘둘린 떼법이 아닐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인지하고 법을 믿는 것이다.

   
▲ 26일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 촛불 시위대의 모습./사진=미디어펜


떼법은 망국(亡國)이고 준법은 흥국(興國)이다.

촛불에서는 왜 헌법 1조만 들먹이고 12조는 침묵하는가? 헌법1조의 주권재민(主權在民)은 헌법 12조가 없으면 구현될 수가 없다. 12조는 적법절차를 말한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즉 법치를 말한다.

민주주의는 투표와 적법절차에 의한 방법이어야 한다. 지금 적법절차에 의한 탄핵보다 "대통령 하야"만을 부르짖는 세력과 정치인의 속셈은 뭘까. 국민을 팔아, 여론이라는 형상에 기대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 탄핵의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두려운 것이다. '하야'를 하면 책임 모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씌울 수 있다. 자신들의 속셈을 채울 수 있다.

비겁하고 무책임한 언론
    
필자는 지난 봄 부터 아예 방송을 보지 않고 있다. 특히 종편은 채널조차 돌리지 않는다. 종편의 검증되지 않은 패널들의 '묻지마' '카더라'식 얘기는 시정잡배의 수준이다. 시간 낭비고 국민들의 정신을 오염시킨다. 어제는 지인 병 문안을 갔다. 3인실 병실에 켜져 있는 TV를 볼 수밖에 없었다. 잠시잠깐이었지만 종편의 방송 내용은 그야말로 심각할 정도가 아닌 광란이란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언론은 왜 이렇게 광란을 춤을 출까? 결론은 용기없는 비겁함이다. 촛불을 든 국민에 편승한 기회주의다. 그리고 정권을 잡을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야권과의 야합이다. 그것이 언론의 자유라고 주장한다면 편파적이라도 좋다. 하지만 법테두리 내에서 해야 한다. 초법적인 보도 태도, 음해기사는 떼법에 굴복하는 것이다.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주류 언론은 비겁하다. 부화뇌동 언론이 99%이다. 하지만 극소수지만 그래도 진정한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 있다. 그런 언론이 있기에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신백훈 하모니십 연구소 대표·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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