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운용자산 규모가 5조1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내년 미국의 의미 있는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8일 앤드류 스완 블랙록 아시아 주식운용팀 총괄팀장은 “중국의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회복으로 디플레이션(물가의 기조적 하락)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가 부진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완 팀장은 “경기 순환 회복기에 들어서며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인도는 주식 투자에 있어 다양하고 풍부한 사냥터”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안정화된 거시경제지표와 명목 GDP 성장 회복의 혜택을 보고 있다. 지속적인 개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주식운용팀은 에너지, 소재 등 국유기업 중심의 ‘구 경제(Old Economy)’와 인터넷, 헬스케어 등 ‘신 경제(New Economy)’ 및 소비재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올해 초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일본 금융산업이 피해를 입었으나 이러한 조정은 지나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비우호적인 환율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일본 현지 상황에 초점을 맞춰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노동시장 경색으로 수혜를 입을 종목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라지 세스(Neeraj Seth) 아시아 크레딧 채권운용 총괄팀장 역시 “리플레이션(물가 침체에서는 벗어났으나 심각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은 상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면서도 “연준의 현재 가이드라인보다 빠르게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있으나 여전히 빠른 금리 인상은 기본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스 팀장은 “다만, 연준이 12월에 25bp(bp=0.01%포인트)를 인상한 이후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정책 움직임과 달러 강세는 자본계정을 통해 신흥국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자본유출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스 팀장은 미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주시했다.

그는 “도날드 트럼프 당선인이 수락연설을 통해 인프라 개발을 증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가능성을 높이면서 미국 금리가 상승했으며 시장은 세부 계획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며 “정책의 핵심이 재정정책으로 넘어가면서, 미국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7월 최저치 대비 90bp가량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세스 팀장은 “트럼프가 중국을 통화조작국으로 지정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한다면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며 “중국의 무역흑자가 최근 몇 년간 크게 감소했고, 자국통화의 인위적 평가절하를 중단하고 통화지원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미중 관계의 방향은 불확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