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9·왓포드)이 화려하게 부활하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박주영은 6(한국시간) 오전 2시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강호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의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반 18분 선제골을 작렬했다.
 
   
▲ 박주영이 6일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그리스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선취골 슛을 하고 있다./AP=뉴시스
 
박주영은 전반 18분 손흥민(22·레버쿠젠)이 후방에서 오른 발로 길게 올려준 패스를 상대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며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박주영은 전반전을 마친 뒤 김신욱(26·울산현대)과 교체됐으나 '원샷 원킬'로 브라질행에 승선했다.
 
박주영으로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20111111일 아랍에미리트와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터뜨린 골 이후 846일 만의 득점이다.
 
박주영은 이날 전반 7분 이청용(26·볼턴)에게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해줬다. 이청용이 상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 발로 강하게 슈팅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박주영의 부활을 예고하는 빠른 움직임이었다.
 
박주영은 2011~2012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리그앙의 AS모나코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구단 아스날로 이적했다. 총 이적료 650만 유로(956,000만원), 계약 기간 4년 주급 45,000파운드(8,000만원)이었다. 세계적인 구단으로부터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아스날에서 박주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아스날로 데려온 아르센 벵거(65)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첫 시즌에는 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2~2013시즌에는 주급이라도 아끼려는 아스날의 계산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하위권 구단인 셀타비고로 임대됐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총 22경기 31도움만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스날로 돌아온 2013~2014시즌에는 아예 전력 외로 분리돼 그라운드에 서기는 커녕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공격진에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지난해 1030EPL, UEFA 챔피언스리그도 아닌 캐피털원컵(리그컵) 16강 첼시전에서 후반 36분에 교체출전해 추가시간 4분까지 총 13분 동안 뛴 것이 전부다. 잉글랜드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주급 도둑'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이 때문에 경기력 유지에 대한 우려를 낳았고, 그와 함께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합작한 홍명보(45)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7월 이후에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원톱 공격수, 해결사 부재에 대한 아쉬움으로 박주영 기용에 대한 요구가 있었으나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없었던 만큼 홍 감독으로서도 박주영을 섣불리 발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왓포드로 임대이적한 것을 계기로 홍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1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더니 마침내 홍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이로써 박주영은 김신욱(26·울산현대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 등 후배들과의 주전경쟁에서도 확실히 우위를 점하게 됐고, 홍 감독은 오랜 고민을 끝낼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오는 6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골을 넣는 것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