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등 5대 소재산업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31개 소재산업 품목 가운데 11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중국, 한국의 소재산업도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소재산업의 대중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소재산업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000년부터 2013년까지 한·중 5대 소재산업의 수출 추이를 조사한 결과,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2010년 약 85억 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11년부터 3년 연속 흑자폭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15년간 양국의 수출 경합도는 평균 0.53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였다. 5대 소재산업은 섬유, 화학, 고무·플라스틱, 비금속, 1차 금속 산업이다.

수출경합도가 1에 가까울 수록 양국의 수출구조가 유사해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5대 산업의 전체 31개 세부 품목 중 중국과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인 품목은 화학섬유, 철강 등 무려 21개로, 67.7%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이 우리를 앞선 품목은 고무타이어·튜브 등 11개 품목에 달한다.

한 연구위원은 이같은 소재산업 부진은 우리의 기술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중국은 2020년까지 주요 신소재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능성·고성능 복합 소재 등 소재산업에서 혁신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 중이다.

이같은 중국 정책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14년간 중저위 분야의 고무·플라스틱, 저위기술 분야의 섬유에 이어 화학 산업과 같은 중고위기술 분야까지 중국에 밀리게 됐다.

한 연구위원은 "우리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형 소재산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기술역량 확충을 통해 기술집약형 소재를 개발해 고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보다 경쟁력이 약한 세부 품목에 대한 고도화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