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11.3 부동산대책이 분양시장에 수도권 분양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투자세력의 이탈로 청약열기가 한풀 꺽였으나 실수요층이 탄탄한 유망단지의 선호도는 여전한 반면 과잉공급의 비인기 단지는 청약열기가 급랭 중이다.

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앞서 11·3 부동산대책으로 강남과 강북, 동탄2 등 청약과열 지정지역에서 건설사별로 대거 분양에 나섰으나 청약열기는 대책 이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진정되면서 실수요층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명

평균 청약경쟁률

vs

인근 단지

분양 일자

평균 청약경쟁률

래미안 석관 아트리치

 5.03대 1

래미안 장위 1구역

8월

 21.12대 1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6.02대 1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

6월

 19.26대 1

연희 파크 푸르지오

 4.33대 1

DMC 2차 아이파크

6월

  2.53대 1

신촌그랑자이

31.99대 1

신촌숲 아이파크

10월

74.80대 1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34.49대 1

아크로 리버뷰

10월

306.61대 1


청약자격 강화, 전매제한 기간 연장, 재당첨 규제 강화 등 투자자를 겨냥한 규제대책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권의 재정비사업 단지의 경우 ‘래미안 아트리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연희 파크 푸르지오’ 등은 평균 경쟁률이 4~6대 1로, 10대 1을 넘지 못했으며 올해 인근서 분양했던 단지들보다 낮았다.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미달되기도 했다.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분양 관계자는 “대책 발표 전에는 경쟁률을 20대 1까지 내다봤으나 견본주택 개관 즈음에는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지역 내 새 아파트가 드물어 노후 아파트나 임대주택에서 옮겨가려는 실수요자가 많아 미달 사태는 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북구 석관동 소재 R 부동산 관계자는 “‘래미안 아트리치’는 역세권에 분양가도 합리적이었음에도 청약자가 2611명을 모으는데 그쳤다”며 “직전 입지가 좋지 않은 장위1과 장위5 등 장위뉴타운의 2개 래미안 재건축단지의 청약열기와는 딴판이어서 11·3 대책의 효과가 강북 재재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반면 11·3 대책으로 투자세력이 이탈될 청약과열 지정지구에서 실수요층이 두터운 브랜드 단지는 청약경쟁률의 반감속에서도 청약경쟁은 여전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경쟁률이 31.99대 1을 기록한 ‘신촌그랑자이’는 강북지역임에도 출퇴근 편리성 및 인프라 등으로 실수요자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책 발표 이전에 공급된 인근 ‘신촌숲 아이파크’(평균 74.80대 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신병철 분양소장은 “대책 발표 전까지는 약 5만 명가량 청약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대책 내용이 공개된 뒤 5000명으로 기대치를 줄였다”며 “청약률이 줄긴 했으나 가수요가 빠져나갔으므로 계약률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1·3  대책 발표 당시 조정대상 중에 경기 과천은 포함된 반면 서울 마포구는 빠져서 의아하다는 반응들이 있었다”며 “지난해와 올해 청약시장 열기를 대조하면 상암DMC 등 호재가 있는 마포구가 더 뜨겁지 않느냐는 의견이다”라고 귀띔했다.

올해 분양한 단지를 비교해봐도 1순위 청약에서 ‘래미안 과천 센트럴 스위트’는 평균 36.18대 1, '마포 한강 아이파크'는 55.9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과천은 주공아파트 등 재개발·재건축 예정물량이 많은데다 정부종합청사 옮기기 전에도 이미 ‘버블세븐’으로 유명한 적이 있다”며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강남4구와 유사한 수준이므로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대책 마련 시에 강남 지역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 몇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과열된 반면 마포 등  강북 분양단지는 상대적으로 덜 과열됐다는 판단 하에 조정대상에 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지난달 25일 개관한 GS건설의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은 수요자들이 11.3 대책을 의식해서인지 예상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자료사진=미디어펜DB


11·3 대책의 진원지의 하나인 송파구에서 분양 중인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34.49대 1로 직전 강남구와 서초구 등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낮았다.  이 단지 역시 투자세력의 1순위 청약자격 배제로 실수요층이 청약대열에 가세한 데 따른다.

조정지역 분양 단지는 대체적으로 경쟁률이 하향 혹은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실수요층은 유지된 반면 투자세력이 1순위에서 걸러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지 I 부동산 관계자는 “전매제한이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크게 늘어나면서 예상치보다 경쟁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강남4구 입지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은 꺾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이번 청약 결과로 인해 11.3 대책의 수요억제책이 효과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고, 앞으로도 투자자를 막는 효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촌그랑자이’,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등 인기지역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요층이 얕은 과잉공급지역에 미분양이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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