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금리상승에 따른 손실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진 원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국내 증권업계의 핵심리스크 요인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손실위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주가연계증권(ELS) 쏠림현상 등을 지적했다.

진 원장은 "9월 말 기준 증권사 총자산 392조원의 절반에 가까운 187조원의 채권보유액이 금리상승에 따른 손실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채무보증금액 중 부동산 관련 금액은 전체의 67%인 15조6000억원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 우발채무의 현실화 우려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ELS 발행액 증가추세는 다소 둔화하긴 했지만 홍콩H지수 ELS 발행 억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유로스톡스50 등에 대한 쏠림현상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ELS 자체 헤지 규모가 절반 이상인 52.7%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리스크 한도 설정과 관리시스템 운영상의 미비점을 다시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등 기본적인 건전성 지표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주요 시장변수가 급변동하거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의 부실화가 심해지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각자 헤지 포지션 조정 등을 통해 선제적인 위험관리를 해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도 금융회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방법을 정교화해 나가면서 복잡다기한 위험요인을 적시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권사들에 투자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각종 수수료 체계를 점검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수익률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금으로 생활하는 고령 투자자들이 느끼는 금융상품 수수료 부담에 대한 체감도는 매우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수수료 체계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신용공여이자율, 금융상품 판매보수, 중도상환 수수료 등이 합리적 기준에 따라 산정되고 있는지 스스로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최근 5년간 국내 증권사의 기업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을 낸 것은 0.1%에 불과하다"며 애널리스트의 안일한 기업 보고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현장 실태점검을 통해 수수료 구조의 타당성을 살펴보는 한편, 보고서의 객관성 제고와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진 원장은 "작년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87%가 은행대출에 의존할 정도로 증권업계가 기업의 자금 수요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시딩(Seeding) 투자 등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진 원장을 비롯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15개 증권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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