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진형 기자]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양국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앞서 미얀마 정부군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거주지역을 봉쇄한 채 한 달 넘게 무장세력 토벌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성폭행과 방화 등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에 나섰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말레이시아 내 로힝야족은 유엔난민기구 깃발 아래 이웃 국가에 사는 수십만 명의 형제들과 연대, 이 문제를 (미얀마의) 국내 문제가 아닌 국제적 이슈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특정 인종집단이 내몰리는 것은 인종청소"라고 덧붙였다.

이는 로힝야족 문제가 '내부 문제'인 만큼 외국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미얀마 정부 고위관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미얀마 대통령실의 저 타이 부사무총장은 전날 미얀마 타임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규정상 특정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의 내정에 간섭하면 안 된다. 규정을 따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나집 총리의 로힝야 집회 참석을 두고 한 말이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이웃 국가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아세안 동료인 미얀마가 사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조처를 하도록 하는 것이 말레이시아의 의무"라며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창설 회원으로서 그 설립 원칙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물론 태국 남부 등지의 이슬람교도들은 최근 잇따라 대규모 항의 시위를 통해 미얀마 정부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비판하고 있다.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4일로 예정된 대규모 로힝야 학살 항의집회에 나집 총리, 압둘 하디 아왕 범 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S) 총재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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